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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비슷한 처지의 조선·해운업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자율협약 실효성 논란’까지 불거지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지원은 삼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의 구조적 취약점은 주력제품 특성에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선이 아니라 중국업체들이 주력하는 중형 벌크선을 주로 만든다. 여기에 조선업 불황까지 겹치며 가격경쟁력을 잃고 저가수주를 하거나 일감을 따내지 못해 만성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에 산업은행 측은 “추가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다”면서 “회사도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은 5월말까지 채권단 협의회 논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STX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고 촌평했다. 그의 발언은 2013년 자율협약을 시작할 당시 정치권이 채권단을 압박했고,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체질개선에 실패했다는 주장이다.
◆중소 조선사도 줄줄이 법정관리 갈까
2010년부터 나란히 자율협약을 시작한 성동ㆍSPPㆍ대선조선 등 중소 조선 3사도 법정관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회생은커녕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이들 업체는 현재 자율협약 상태로 채권단의 관리 아래 있지만 채권단은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검사)’를 실시 중이고,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결국 STX의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중소 조선사 4곳에 쓴 돈만 9조원에 육박한다.
◆구조조정 핵심은 ‘속도’
자율협약 상태인 중소 조선사들이 위기에 몰리면서 ‘자율협약’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돈을 빌려준 채권자이자 대주주여서 계산해야 할 내용이 많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이 흘러간다는 주장이다. 또 업체별 주 채권은행이 달라 인수나 합병 등 과감한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이 주도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은 ‘속도’가 핵심인 만큼 오래 끌수록 손해라는 시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좀비기업의 구조조정 지연은 정상기업의 고용증가율과 투자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추정하며, 결국 경제 전반의 역동성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자율협약은…
자율협약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와 달리 채권단의 판단에 따라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이해당사자가 많아 의견을 모으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돈을 빌려준 채권단은 ‘자금회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효율성을 우선하기 때문에 채권단 상황에 따라 구조조정 방향이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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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