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취향에 맞춰 배송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최근 유통·물류업계가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묻지마 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성들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움직임부터 구매물품의 특성에 맞춘 빠른 배송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 진화한 내용을 살펴봤다.

◆“한참 기다렸는데 망가진 게 왔어요” → 가격보다 배송품질경쟁

#박지현씨(26·가명)는 기존 택배서비스보다 친절하고 빠른 배송이 마음에 들어 소셜커머스 쿠팡에서 쇼핑을 즐긴다. “택배예요~” 대신 “쿠팡맨입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깍듯하게 고개를 숙여 상품을 전달하는 모습이 부담스럽지만 싫지는 않다. 그는 최근 즐겨먹는 두유와 탄산수를 정기배송 신청했다. 미리 정해둔 일정 기간마다 집으로 배달되니 매번 주문할 필요가 없어 좋다고 한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논란이지만 소비자 반응이 좋다 /사진=쿠팡 제공


배송품질 경쟁에 불을 지핀 건 쿠팡의 ‘로켓배송’이다. 물품을 주문한 뒤 24시간 내 배송을 원칙으로 한 탓에 유통업계와 물류업계 모두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배송을 전담하며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쿠팡맨'의 역할도 컸다. 유니폼을 맞춰 입은 쿠팡맨들은 소비자를 직접 만나 전달할 땐 깍듯하게 고개를 숙여 물품을 건넨다. 아울러 직접 물품을 전달하지 못했을 땐 현관문에 물건을 놓고 사진을 찍어 전송하기도 한다.

물류협회에서는 배송차가 운송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펴며 소송을 걸었고, 쿠팡은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식품 등 신선도 유지가 필수인 품목들은 당일배송을 해주며 고품질 배송으로 맞불을 놓는 중이다. 이래저래 이득보는 건 소비자다.


◆“불친절하고 택배기사가 무서워요” → 스마트 배송으로 소비자 접점 신뢰도 강화

#인터넷에서 쇼핑을 즐기기에 택배 물품이 오는 게 반갑다는 김진혜씨(32·가명). 택배를 기다릴 땐 스마트폰 앱을 자주 들여다본다. 방문하는 택배기사 얼굴과 물품의 현재위치까지 확인할 수 있고 미리 얼굴을 확인한 기사가 예정된 시간엔 친절하게 배송해주니 기분이 좋다. 게다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어서 장을 보거나 육아에 필요한 것들을 사러 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울 때가 많지만 인터넷 쇼핑몰과 택배 덕에 고민이 줄었다.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CJ대한통운이다. 택배기사가 유니폼을 입고 신분증을 목에 걸어 신원확인이 쉽도록 했다. 특히 거주지역 담당 택배기사의 사진과 연락처를 택배앱,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했고, 택배 운송장에 택배기사의 이름을 기재하는 택배 배달실명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CJ대한통운 택배앱 캡쳐 화면 /사진=박찬규 기자

운송장에 소비자 개인정보가 노출돼 이를 이용한 범죄가 발생하는 만큼 사고를 막기 위해 전화번호 가상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운송장에 전화번호를 변환한 가상의 번호가 인쇄되도록 한 것.

편의점 택배도 직장인들 사이에선 인기다. 24시간 집 가까운 곳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택배를 접수하면 된다. CJ대한통운은 CU, GS25 전국 1만8000여개 점포에 편의점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택배 장비인 포스트 박스를 이용해 짧은 시간 내에 접수와 결제까지 마칠 수 있어 편리하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이 같은 편리함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현대로지스틱스는 홍콩에 본사를 둔 물류 스타트업 기업 고고밴과 제휴해 스마트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앱 하나면 택배예약과 배송조회, 반품서비스, 퀵, 화물운송까지 가능하다.


◆택배 문자와서 눌렀더니 ‘스미싱’ → 스마트택배 애플리케이션 활용

#최민수씨(40·가명)는 최근 택배회사에서 온 문자를 눌렀다가 큰 낭패를 봤다. 택배회사 물품추적 인터넷 페이지 링크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가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도록 유도해 악성코드를 설치하고 돈이나 개인정보를 빼가는 스미싱이었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다.

수상경력이 화려한 ‘스마트택배’ 어플리케이션은 스미싱이 늘면서 인기를 누리는 앱이다. 물품을 구입한 다음 택배회사와 송장번호를 앱에 입력하면 앱이 알아서 현재 위치를 알려준다. 여러 쇼핑몰에서 주문해도 한 번에 볼 수 있다. 제휴사일 경우 자동으로 송장번호가 입력된다.

택배회사의 앱과 다른 점이라면 택배회사를 사칭한 스미싱을 막는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문자메시지가 스미싱 우려가 있다며 삭제를 권유한다.

◆혼자살아요~ 대신 맡아줄 사람 없나요 → 여성안심 무인택배 보관함 서비스

택배기사를 사칭한 범죄를 막고 택배기사를 직접 만나지 않고로 물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지자체들은 여성안심택배함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2013년 50개소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2014년 100개, 지난해 120개로 늘렸다. 올해 40곳을 추가해 총 160곳에서 운영 중이다. 총 누적 이용자수 53만명을 돌파했다.

안심택배함을 관리하는 통합관제센터는 택배도착 문자와 인증번호를 수령자에게 보내면 본인 인증절차를 거쳐 물품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24시간 운영된다. 48시간 이내에 물품을 찾아가지 않으면 연체료가 부과된다.

시 관계자는 “안심택배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반응이 좋아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