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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이 6개월 프라임타임 방송 중단이라는 '초강력 징계'를 받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번 징계가 오후 황금시간대나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새벽 시간대 등을 묶어 영업 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래창조과학부는 냉정했다. TV홈쇼핑에서도 가장 황금시간대(오전/오후8~11시) 방송 중단은 사실상 6개월간의 사망선고다.

롯데홈쇼핑은 '회사 존폐자체를 위협하는 처분'이라고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업계 3~4위 수준인 롯데홈쇼핑이 이번 방송 중단으로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롯데홈쇼핑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매출·협력사 신뢰, 다 잃을 지경

롯데홈쇼핑 측은 9월부터 영업정지가 시행되면 대략 5500억원에 이르는 매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은 당초 목표액인 1조2000억원의 반토막 수준인 6600억원대, 영업이익은 685억원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롯데홈쇼핑은 추산한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보통 9월 말부터 시작되는 가을·겨울 시즌을 홈쇼핑 최성수기로 본다. 각종 모임과 연휴 등으로 먹거리와 여행 상품 매출이 늘고 홈쇼핑 업체들이 단가가 높은 주력 의류·화장품 상품들의 판매를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시기에 가장 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황금시간대 이탈은 그래서 더 뼈아프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더 큰 문제는 납품업체인 중소기업들과의 관계다. 롯데홈쇼핑 내에서 중소 협력사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롯데홈쇼핑의 상반기(1월1일~6월7일) 히트상품 TOP10 중 대부분의 상품들(머스트비/아가타/마마인하우스BY박홍근)이 중소기업 상품들이었다. 또한 롯데홈쇼핑과 현재 거래 중인 중소기업은 560개에 이르며, 이 중 173개 업체는 롯데홈쇼핑에만 입점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방송 정지가 풀릴 때까지 이들 협력사들이 롯데홈쇼핑을 기다릴 리는 만무하다. 대부분의 협력사들은 홈쇼핑 매출이 대부분인 회사들이 많다. 타 홈쇼핑과 계약이 돼 있는 업체 이외에 롯데홈쇼핑과 단독으로 거래하고 있는 업체들은 타격이 크다.

롯데홈쇼핑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롯데홈쇼핑에만 입점해 있는 한 중소 패션업체 관계자는 "가을 시즌을 겨냥해 상품들을 준비했는데 당장 방송이 중단된다니 난감하다"면서 "마냥 롯데를 비난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닌 것 같다. 롯데가 소송을 준비한다고 들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리 잃어도 명분이라도 챙겨야"


미래부는 징계 기간 중 중소기업 제품을 황금시간대 이외의 방송과 데이터 홈쇼핑(티커머스)인 '롯데 원 티브이'에 우선 편성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권고했었다. 하지만 기존 롯데홈쇼핑의 방송채널이던 10번 내외에서 티커머스 채널인 20~30번대로 채널이 바뀌면 큰 매출효과를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보통 거래가 끊긴 협력사들은 바로 다른 홈쇼핑과 접촉할 순 있다"면서 "하지만 롯데홈쇼핑의 방송기획에 맞춰 준비한 상품과, 인력들의 노력, 그리고 판매수수료 정산 등 해결할 일이 산더미다. 다른 홈쇼핑과 바로 계약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라고 토로했다.

롯데홈쇼핑에서 나온 협력사들과의 계약 여부에 대해 타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일단은 미래부가 태스크포스(TF)가 구성해 납품처 변경안을 확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우리 홈쇼핑과 조건만 맞는다면 계약을 안 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으로서는 황금시간대가 아닌 다른 방송시간에 이벤트나 기획상품 등을 집중 투입해 매출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행정소송을 고려 중이긴 하지만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라 조심스럽다"면서 "협력사들에 대한 대책이나 그 외 방송기획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시간이 좀 지나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롯데홈쇼핑의 회생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업정지에 따른 단색 정지화면 송출은 몇 년간 쌓아온 롯데홈쇼핑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도 있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협력사들에 대한 신속한 구제대책이라도 내놔 당장 '실리'를 잃더라도 향후 장기적인 시각에서 '명분'이라도 챙겨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