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커지는 IPO(기업공개)시장에 발맞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공모주펀드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다수의 증권사는 공모주펀드의 기대수익률을 5~7%로 소개하며 판매했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상반기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좋지 못해 공모주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코스닥에 진출하는 중대형 기업들에 힘입어 다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대형주 주가↓… 펀드 수익률도↓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6월21일까지 전체 공모주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2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가 12~16% 수익률을 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부진한 성적표다.


전체 공모주펀드 중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펀드도 대부분 주식을 편입한 펀드다. 글로벌증시와 국내증시가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식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1위를 기록한 공모주펀드는 ‘KTB액티브자산배분형증권자투자회사 3[주식혼합]’으로 연초 이후 12.4%의 수익을 기록했다.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C-W’와 같은 펀드 주식혼합 재간접형이 각각 10.13%, 7.58%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공모주펀드가 저조한 수익률을 이어가면서 자금을 빼내는 투자자도 늘었다. 올 들어 공모주펀드에서 1조1435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월 단위로 봐도 매월 2000억원가량이 꾸준히 유출됐다. 일반적으로 공모주펀드는 평상시 단기채권이나 예금, 안정성이 높은 주식을 통해 자금을 굴리다가 상장기업이 나오면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주식 또는 채권혼합형펀드로 분류되는 이유다.

특히 2014년부터는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시장을 살리기 위해 하이일드펀드가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하이일드펀드는 운용자산의 45% 이상을 저신용등급 채권이나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면 IPO나 유상증자 물량의 10%를 우선배정 받을 수 있다. 또 이자와 배당소득도 5000만원까지 분리과세 혜택을 받는다.


많은 혜택이 주어지더라도 결국 공모주펀드는 IPO에 나선 기업들의 흥행여부와 주가 추이가 수익률의 많은 부분을 좌지우지한다. 최근 공모주펀드의 부진은 지난해 하반기 IPO시장이 침체된 영향이 컸다. 또 자금유출이 지속되는 이유는 시장에서 ‘초대어’로 손꼽히던 대형 IPO주의 주가가 하락 일로를 걸으면서 공모주에 기대감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IPO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5월12일 상장한 후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15만7000원을 넘었던 적이 단 5거래일밖에 되지 않는다. 공모가 3만3000원으로 시작한 ING생명도 상장 후 한번도 공모가를 상회하지 못했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인 호전실업은 지난 6월21일 기준 공모가를 20%가량 밑돌았다. 치과용 임플란트업체인 덴티움만 코스피시장에서 유일하게 공모가를 웃돈다.


공모주의 주가 부진과 더불어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지는 점도 전체 공모주펀드의 수익률을 깎아 먹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우리나라 수준까지 올리면서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공모주펀드의 평가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IPO시장 10조 돌파 전망… 코스닥 주가도↑

그렇다면 앞으로 공모주펀드의 수익률을 가늠할 수 있는 하반기 IPO시장 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이 최대 120개로 예상되면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전체 공모규모는 10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조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들 규모가 4조8000억원, 코스닥 중대어급이 1조3000억원, 기타 4조2000억원이다.

전체 공모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이 각각 4조9000억원, 1조8000억원 수준의 공모를 진행하면서 전체 시장을 키웠다. 반면 올해는 당초 예상됐던 호텔롯데, 이랜드리테일 등 코스피 초대어 기업의 상장 일정이 변경됐음에도 1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제일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코스닥시장에서 중대어급 규모 기업의 상장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들 두 기업의 공모규모만 합쳐도 1조400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올해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기업과 달리 코스닥시장에 신규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 추이가 양호한 상태를 보인 점도 IPO시장의 전망이 밝은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14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폭(지난 6월21일 기준)은 평균 40.2%에 달한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167% 상승했고 와이엠티, 코미코, 하나머티리얼즈 등도 60~80%의 오름세를 보였다.

아울러 공모주펀드 대다수를 차지하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의 기초자산인 하이일드채권의 세제혜택이 올해 말까지 연장된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위원회는 하이일드채권 발행 기업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면서 시장이 얼어붙자 원래 지난해 말까지였던 세제혜택 일몰 기한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다. 게다가 초대형 IB(투자은행)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증권사의 어음 발행이 활성화될 경우 하이일드채권 유통시장에 수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발행어음 중 50% 이상을 A급 이하 회사채를 인수하는 등의 기업금융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 공모주 시장이 좋지 않은 영향으로 현재 공모주펀드 수익률이 좋지 않다”며 “하지만 올해 상장된 종목의 수익률이 회복 중이고 물량도 이례적으로 비수기인 상반기부터 나옴에 따라 공모주펀드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