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0일 전 정부 문건 발견을 추가 공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가 20일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에 이어 국가안보실과 국정상황실에서 이전 정부가 작성한 문건을 다량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14일 민정비서관실에서 전 정부 문건이 발견된 이후 민정·총무비서관실 주도로 일제점검을 실시한 결과 추가로 문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안보실 발견 문건을 제외하고 국정상황실에서만 발견된 문건은 2014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작성한 것으로, 현재까지 504개의 문건이 분류됐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현재 국정상황실은 박근혜정부 당시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실로 사용됐던 곳이다.


이번에 발견된 문건에도 앞선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삼성그룹 계열사 합병 관련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합병 관련 문건 또 발견


문건 중에는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 △해외 헤지펀드에 대한 국내기업 경영권 방어 대책 검토 △경영권 방어 장치 도입 주장에 대한 쟁점 및 정부 입장 점검 등의 문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변인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할 것인지, 정부가 개입한다면 의결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한 것인지에 관한 것과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적 경영권 간섭에 대해선 국민연금 등을 적극 활용하되 정부가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위원 구성을 신중하게 하고 관계부처는 한 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등의 표현이 있다"고 직접 설명했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당시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손실 논란이 있음에도 찬성 의견을 의결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국정농단 사건 수사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삼성의 특혜지원을 받는 댓가로 당시 합병을 종용한 의혹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모두 해당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국민연금 측에 찬성 의견 의결을 종용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보수논객’ 육성 방안 문건도 포함

2015년 4~6월 작성된 '국정환경 진단 및 운영기조'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보수논객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 등 홍보역량 강화 △보수단체 재정 확충 지원 대책 △상대적으로 취약한 청년과 해외 보수세력 육성 방안 등도 담겨 있다.

2015년 7월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결과 문건엔 "신생 청년보수단체들에 대한 관련기금 지원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라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부처현안 관련 정책참고'라는 문건에는 "카카오톡 샵 검색기능과 관련해 좌편향적인 자동 연관 검색어 논란이 있으니 카톡 자동연관검색어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적시됐다.

박 대변인은 "특정 이념 확산 방안을 청와대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련 문건도 존재

이번에 공개된 문건 가운데는 서울시와 관련된 내용도 존재한다.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 쟁점 점검 및 대응방안' 문건에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정부가 무조건 반대한다는 프레임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면서 서울시 계획의 부당성을 알려나가야 한다"고 적혀 있다.

'서울시 청년수당지급계획 관련 논란 검토'라는 문건에는 "서울시가 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하면 지방교부세 감액 등 불이익 조치를 하라"는 내용이 기록됐다. 박 대변인은 이들 문건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서울시에 대한 조치를 강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민적 관심 높아 공개 결정"

박 대변인은 "이 문건들은 분류와 분석 작업을 마치는 대로 이전에 발견된 문건의 조치 절차와 같이 특검에 관련 사본을 제출할 예정이며 원본은 대통령기록관에 이관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 발견된 문건의 개요를 일부 공개한 것은 발견된 문건들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니라 일반 기록물이라고 판단했고 이 문건들의 내용이 위법의 소지가 있는 지시를 담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전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들의 개요 공개를 결정했다"며,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논란이 있음에도 문건 공개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