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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없이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을 우리는 프리랜서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여러 직장에 소속된 사람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여기 여러 직장에 소속돼 일을 하는 범상치 않은 직장인이 있다. 그녀는 "주도권을 갖고 일하는 'N잡러'"라고 자칭했다.
비영리단체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진저티프로젝트'와 민주주의 활동가 그룹 '빠티'에서 일하고 저녁과 주말에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홍진아 콘텐츠매니저를 만나 그녀가 말하는 N잡러에 대해 들어봤다.
◆일 벌리기 좋아하는 '에너지부유층'
'스폐셜홍의 N잡 대모험.' 홍 매니저의 메신저 속 글귀다. 그녀는 지금 현대사회에서 'N잡'이라는 모험을 즐기는 중이다.
"하고 싶은 것이 이렇게 많은데 왜 하나의 직장에서만 일해야 할까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나의 직업으로만 나를 설명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죠. 정부 정책도 한 직장만 다니는 사람 위주로 만들잖아요. N잡의 형태가 가능할지 스스로 실험해보기로 한거죠."
홍 매니저가 처음부터 N잡러의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 대학원에서 심리상담을 전공한 그녀는 공익적인 일에 포커스를 둔 직업을 꿈꿨다. 졸업 후 규모가 꽤 큰 시민단체 정책대안연구소에 취직했고 시에서 운영하는 청년사업팀의 프로젝트 매니저 업무도 경험했다. 그리고 올 2월까지 한 비영리조직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재직하다 퇴사했다.
홍 매니저는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진저티프로젝트로 출근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한다. 화·수·금요일에는 민주주의 활동가 그룹 ‘빠띠’에 출근해 콘텐츠매니저로 일한다. 진저티프로젝트는 주식회사로 조직의 건강한 성장과 사회 변화 등을 연구하는 프로젝트 단체다. 빠띠는 온라인플랫폼 형식의 사이트를 기반으로 3000명 이상의 유저가 다양한 의견을 공유한다.
저녁과 주말에도 그녀는 프로젝트 일로 바쁘다. 2년 전 친구와 여성인권신장과 관련된 '와일드블랭크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년 전 한 TV 예능프로에서 남성 개그맨이 여성 출연자에게 "여자가 설치고 말하고 떠드는 게 너무 짜증난다"고 말한 걸 들었어요. 더 어이없는 건 모든 출연자가 그 발언에 웃음을 터뜨렸어요. 이런 발언이 아무렇지도 않게 TV전파를 탄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죠. 그날 이후 그 발언에 함께 격분했던 친구와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페미니즘과 관련된 문구가 들어간 가방이나 티셔츠 등 굿즈(의미를 담은 기념품)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죠."
굿즈는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았다. 에코백 100개를 만들어 트위터에서 팔았는데 40분 만에 완판된 것. 이후 입고 요청이 이어지며 2차 판매에 나섰고 이번엔 20분 만에 동이 났다.
이밖에도 홍 매니저는 12명이 모여 한달에 5만원씩 6개월간 360만원을 모아 세상을 선하게 만드는 단체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소셜투자계모임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예비여성기획자들의 만남의 자리인 '외롭지 않은 기획자학교'라는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또 이곳저곳 참석하고 있는 소소한 프로젝트 모임이 많다. 주변에서 그를 '에너지부유층'으로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내가 주도할 수 있는 일 찾길"
물론 한 회사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N잡은 자칫 뜬 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홍 매니저는 스스로 N잡의 형태를 실험해보고 있다고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N잡을 통해 그녀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여러 곳에서 일할 수 있다'가 아닌 '내가 선택해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3호(2017년 11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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