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장이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호황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과거 증시에서 호황이 지나친 ‘버블’로 이어져 결국 주가 폭락으로 귀결된 사례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호황과 버블 사이에 놓인 증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2017년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2025.16에 시작해 442.33포인트(21.84%) 오른 2467.4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32.04로 시작해 166.38포인트(26.32%) 오른 798.42를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증시가 호황을 넘어 약 10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버블기’에 들어섰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16년부터 버블이 오기 전에 반드시 나타나는 특징인 ‘3저 현상’인 저금리와 저유가, 유동성 강화 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25%이던 기준금리를 8차례에 걸쳐 인하했다. 유가도 2016년 2월 WTI(서부텍사스유) 기준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가격대를 기록했다. 2014년 WIT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들었지만 2015년 이후 배럴당 60달러를 넘지 않았다. 유동성 역시 금리 인하의 여파로 크게 확대됐다.


버블의 단초인 ‘3저 현상’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아직 증시의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당시 소수의견이지만 동결의견이 나왔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예산정책처(NABO)도 최근 발간한 '경제동향&이슈'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시장의 호황이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장·단기 스프레드 관점(spread, 국제금융거래의 기준금리와 실제금리의 차이)에서 보면 지금 주가가 많이 오르며 차이가 상당히 축소가 됐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더 축소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조심스러운 표현이긴 하지만 지금 자산시장을 버블이라고 봐도, 바로 꺼지는 것은 아니다”며 “어느 단계는 버블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팽창하고 있는 시기가 있다. 지금이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이후에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부터 800선을 돌파했고 코스피 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과거 증시 버블과 비교해보니

버블은 투기 때문에 실제 경제 상황과 동떨어져 넘치는 시세나 경기를 뜻한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버블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적당한 버블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나친 버블은 폭락으로 이어진다는 게 문제다.

국내 증권가에는 '10년 주기 버블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증시는 채권이 주를 이루던 1970년대 이전을 제외하고 약 10년 주기로 증시에서 버블이 발생하기도 했다.

1975년부터 1978년까지 건설주 중심의 버블이 있었고, 1985년부터 1988년까지 금융·건설·무역주 중심의 버블기를 거쳤다. 건설주 버블은 1980년 경기가 침체 되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금융주 버블은 1989·1990년 증시 침체로 막을 내렸다. 1999년에는 IT·벤처 기업 버블이 있었다. 이 버블은 2002년 붕괴됐다. 2006년부터 2007년은 중국 관련주가 몸값을 올렸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폭락했다.

현재 국내 증시 상황과 과거 증시의 버블의 공통점은 특정 종목이나 산업이 시장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는 21.84%가 성장했지만, 코스피 시장 864개 상장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406개로 절반이 못 됐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454개로 더 많았다. 코스닥도 사정은 같았다. 상장종목 1192개 중 739개 종목의 주가가 1년 사이 하락했다.

코스피에서 지난해 증시 호황을 이끌었던 것은 반도체·IT 업종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시총 1위 기업으로 지난해에만 주가가 50%가 넘게 올라 주당 280만원을 넘었고, SK하이닉스도 지난해에만 100% 가까이 오르며 9만원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증시를 주도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에만 80% 넘게 올라 주당 20만원을 돌파했고 셀트리온의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은 300%에 달하는 주가 상승을 보였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주가 주목을 받으며 높은 주가 상승율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발표하며 규제에 들어갔지만 상승세는 여전했다. 가상화폐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은 우리기술투자, 비덴트, SBI인베스트먼트, 디지털옵틱, 옴니텔, 포스링크, 씨티엘, 제이씨현시스템, 한일진공 등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IT 업종은 몰라도 바이오와 가상화폐 관련주는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함부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신중한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2호(2018년 1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