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에 공유경제의 바람이 거세다. 모바일 앱을 통해 자동차를 공유하는 카셰어링 서비스와 사용자를 연결해 차량에 동승하는 라이드헤일링 서비스가 확산되면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360억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차량공유시장규모가 2030년엔 285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최대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2030년에는 카셰어링시장이 전체 자동차산업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자동차 제조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변화하는 자동차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어떻게 차를 이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카셰어링이나 라이드헤일링 등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미래 완성차시장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GM 카셰어링브랜드 메이븐. /사진제공=메이븐


◆ 카셰어링에 올인하는 완성차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다수가 우버, 리프트 등 기존 업체들과 제휴를 맺거나 자체적으로 공유플랫폼을 만드는 방식으로 차량공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카셰어링에 가장많은 관심을 갖는 업체는 제너럴모터스(GM)다. GM은 2016년 메이븐이라는 카셰어링 공유서비스를 만들어 미국 각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에까지 진출했다. 이뿐 아니라 라이드헤일링 서비스업체인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했다.

GM은 지난해 11월30일 ▲자율주행차 도입을 통한 교통 사고 제로 ▲전기차 양산을 통한 배출가스 제로 ▲자율주행 카셰어링을 통한 교통 체증 제로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모든 완성차업체의 목표인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외에 ‘카셰어링’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것이다.


GM뿐만 아니라 자동차업계 빅3는 모두 카셰어링과 라이드헤일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토요타는 미국 카셰어링업체 겟어라운드에 1000만달러를 출자했고 우버에는 1억달러를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그랩’에도 투자했는데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폭스바겐은 이스라엘 차량공유서비스업체 겟에 3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차량공유 등을 위한 자동차 브랜드 ‘모이아’를 별도로 론칭했고 최근 첫 차량으로 6인승 미니밴 전기차를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모이아’ 브랜드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독일에서 라이드 쉐어링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다임러와 BMW도 오래전부터 카셰어링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다임러는 2008년 카셰어링 서비스인 ‘카투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BMW는 2011년 렌터카업체와 손잡고 ‘드라이브나우’를 운영 중이다. 두 회사는 전기차 충전 및 서비스를 통합할 방침이다.


기아자동차 위블. /사진제공=기아자동차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 역시 카셰어링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기아차가 지난해 8월 먼저 위블이라는 카셰어링 서비스브랜드를 만들고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주거형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위블 서비스를 수도권 지역 아파트로 지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며 올 하반기 부터는 유럽 주요 도시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기아차의 위블보다 한달 늦게 ‘딜카’라는 이름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선보이며 그룹 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 손잡았다. 딜카에는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를 위해 차량 배송 개념을 덧붙였다. 국내 대표 카셰어링 업체 쏘카가 실시하는 ‘쏘카부름’ 서비스와 유사하다. 또 라이드 헤일링과 유사한 국내 카풀업체 ‘럭시’와 협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8월 50억원을 투자했으며 최근에는 카풀 알고리즘과 시스템 등 모빌리티 혁신기술 연구 협업에 돌입키로 했다.

현대차는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그랩에도 투자했다. 토요타와 마찬가지로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랩은 규모 면에서 중국의 디디, 미국 우버에 이어 글로벌 차량 공유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렌터카 업체를 인수해 이 분야에서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미래차시장 vs 테스트베드

완성차업계가 이렇게 차량공유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일각에선 우버와 리프트 등 이 분야의 글로벌 업체들과 빠른 협업을 실시하는 것이 완성차의 미래 판매로를 개척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완성차업체와 소비자의 접점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20~30대의 차량 구매가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이들 상당수가 자동차 공유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이런 추세가 진행되면 향후에는 소비자 개인이 아니라 차량공유 회사가 완성차업체의 최대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현재 자동차산업 최정점에 있는 완성차업체의 위상도 변화할 수 있다. 완성차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셰어링이나 라이드셰어링 업체의 협력사가 된다는 얘기다. 다른 의견도 있다. 차량공유사업이 대체할 수 있는 소비는 한정적이지만 이 시장이 제공하는 데이터가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다. 일종의 테스트베드로서 역할이 강하다는 시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유사업은 차량판매가 목적이 아니며 회원 수 확보와 이용 증가율에 따른 빅데이터 축적 기반으로서 의미가 크다”며 “완성차업체는 공유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기업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파생 사업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다양한 플레이어가 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최근 구글과 애플은 각각 리프트와 디디추싱에 10억달러씩을 투자했다. 국내에선 SK그룹과 롯데그룹이 쏘카와 그린카에 많은 투자를 하고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버와 리프트, 디디추싱 등이 자동차산업 중심부에 깊이 자리 잡았다”며 “이들의 경쟁구도와 추가적 협업관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4호(2018년 1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