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행정안전부 제공 머니투데이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관련 문서 등 각종 주요 기록물을 불법 파기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장점검 결과 원본 문서를 기록물 등록과 평가심의 절차도 없이 파기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12일 현장점검 결과 수자원공사가 일부 원본기록물을 공공기록물법에 따른 절차를 밟지 않고 파기하려 했다고 밝혔다. 기록원은 한 용역업체 직원의 제보로 지난달 19일부터 현장점검을 시행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9일부터 18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기록물 반출·파기를 진행했다. 4차례에 걸쳐 16톤 분량의 기록물을 폐기 목록 작성이나 심의절차 없이 파기했다. 5차 폐기에 들어갔을 때 기록원이 폐기 작업을 중지시켰다.

이 중 원본으로 추정되는 407건을 선별해 점검한 결과 총 302건이 원본 기록물임에도 공공기록물법에 따라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4대강 사업 관련 문건이 40건, 아라뱃길 관련이 15건 포함됐다.


예컨대 수기결재 문서를 기록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직원PC에 저장했다. 평가심의 절차를 밟지 않은 문서들을 파기 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대통령 지시사항이 포함된 대외주의 표시가 있는 보고서 등도 발견됐다. 그러나 앞서 4차례에 걸쳐 폐기된 문서는 목록조차 남지 않았다.

파기 시도한 문서로는 '소수력발전소 특별점검 조치결과 제출' 관련 내부 수기 결재를 받은 메모보고나 '해수담수화 타당성조사 및 중장기 개발계획 수립'이란 제목의 내부 수기결재를 받은 방침 결정 등이 있었다. '4대강 생태하천조성사업 우선 시행방안 검토요청' 등 수기결재를 받은 업무연락도 포함됐으며 '문비(수문) 수치해석 검증을 위한 워크샵 자문서' 원본 등도 파기 대상이었다.


수자원공사 내부 문서규정에는 '문서는 결재권자가 해당문서에 서명 방식으로 결재해 성립한다'고 명시했다. 주요 정책 결정을 증명하는 기록물 원본들이 무단으로 파기될 뻔한 것이다.

하지만 현장 점검 후에도 수자원공사는 해당 파기 문서들이 기록물이 아닌 일반 자료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가기록원 현장점검 결과에 대해서도 공사 측은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기록원은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이번 현장점검 결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환경운동연합은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을 공공기록물 무단 파기 혐의(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