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DNA를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일류회사’ 도약의 원년이 되도록 합시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밝힌 내용이다. 각종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 중인 상황에서 올해를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일류회사’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 삼성카드는 이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2월 중순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디지털본부장인 이인재 전무를 신임 부사장으로 임명하면서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첫 여성 부사장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여기에는 디지털 혁신, 신사업 진출을 이어가겠다는 삼성카드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국내 ‘디지털 신용카드’ 초석 마련

삼성카드가 디지털회사로 부상하기 시작한 건 2016년이다. 삼성카드는 그해 4월 업계 최초로 24시간 365일 카드 발급체계를 도입하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새 패러다임을 세웠다.

현재 보편화된 자동차금융 온라인서비스도 삼성카드가 처음 선보였다. 2016년 7월 오픈한 ‘다이렉트 오토’ 역시 24시간 365일 자동차금융 한도조회 서비스를 제공했다. 여기에 자동차 구매 시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해 고객이 직접 자동차금융 상품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중간단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와 비용을 절감하고 캐시백·할부이자율 인하 등의 혜택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런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삼성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악재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을 거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삼성카드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3494억원으로 전년대비 4.7% 증가했다. 그해 1월 영세 및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이 대폭 인하된 환경에서 신사업 진출 카드를 꺼내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당시 삼성카드의 전년대비 신용판매(신용·체크카드 일시불 및 할부)수익 증감률은 8.4%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할부금융수익은 31.5% 증가했다. 이 기간 할부금융자산은 232% 급증했다.

올 초 단행한 인사에서 승진한 이인재 신임 부사장에 기대가 모아지는 건 24시간 365일 카드 발급체계와 다이렉트오토가 이 부사장의 결과물이어서다. 2003년 삼성카드에 입사한 이 부사장은 2015년 전무 승진과 함께 디지털본부장을 역임하며 삼성카드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카드업계의 경쟁심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 경영성과와 임원으로서의 전문성과 업무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악화되는 수익성, DT전략 강화

연초 인사를 통해 디지털경영 강화를 재확인한 삼성카드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의 정책으로 신용판매는 물론 금융판매수익까지 쉽게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다른 카드사들도 자동차금융시장에 속속 진출하며 먹거리가 줄고 있다.


삼성카드가 최근 발표한 실적보고서(잠정)를 보면 외형은 확대됐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867억원으로 전년보다 10.7% 증가했지만 르노삼성자동차 배당수익 399억원이 지난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결국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컸던 셈이다.

이에 반해 수익성 지표는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수익률과 순이자이익은 각각 17.4%, 15.9%를 나타냈는데 전년대비 각각 0.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8월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이 확대되고 다른 카드사들도 자동차금융 등 신사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할부금융수익은 348억원으로 전년대비 9.9% 오른 데 그쳤다.


삼성카드는 올해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신사업 진출, 플랫폼 비즈니스모델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7월 다이렉트오토로 자동차금융시장을 개척한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 중고차금융시장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중고차의 차량번호를 온라인이나 모바일에 입력하면 모든 할부금융 절차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 국내 중고차할부금융 시장 규모는 4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최근 5년간 연평균 8.8%의 성장률을 기록 중인 이 시장을 선점해 새 수익원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모바일 플랫폼서비스를 강화해 미래 수익모델 창출에도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급결제산업 전반의 변화에 대응하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을 극복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을 앞세우기 시작했다”며 그 예로 삼성카드 모바일 생활플랫폼서비스 베이비스토리, 키즈곰곰, 아지냥이, 인생락서 등을 들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략을 통한 수익창출 노력에도 플랫폼 기반의 새 비즈니스모델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플랫폼비즈니스 특성상 고객을 유인하고 유입된 고객이 플랫폼을 자생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 투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이 선보이는 디지털서비스 가운데 삼성카드가 상당 부분의 초석을 마련한 만큼 최근 5년간 가장 발 빠른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9호(2018년 2월28일~3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