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호통 판사’로 불리는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26기)가 8년간의 소년법정 생활을 끝내고 일반 법정으로 돌아간다.

천 판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월13일 화요일 법원 정기인사가 발표됐다”며 “부산지방법원으로 발령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소년보호재판을 맡게 돼 8년 간 오로지 이른바 ‘비행 청소년들’만 바라보며 달려왔다”며 “소년재판을 계속하려고 부산가정법원에 잔류하거나 울산가정법원 등 소년보호재판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신청했으나 이러한 희망과는 달리 신청하지도 않았고 생각조차도 하지 않은 부산지방법원으로 발령이 났다”고 설명했다.

천 판사는 또 “인사발령을 접하고 나니 온몸의 기운이 빠지면서 가슴이 아파오고 형언하기 어려운 슬픔이 밀려와 공황상태에 빠져버렸다”면서 “지난 일주일간은 낮에는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밤에는 잠 한숨 못 잔 채 뜬눈으로 지새웠다. 8년간 가슴에 품은 아이들을 더는 만날 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삶의 기쁨이 통째로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7년 국정감사 때 법관 퇴직 때까지 소년보호재판만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고 죄송하다”며 “이렇게 약속한 것은 법조인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년재판을 계속하더라도 특혜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재판 환경뿐 아니라 선거권이 없다는 이유로 천박하게 취급되며 아무도 입장을 대변해주지 않는 비행 청소년에 대한 국가와 사회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천 판사는 “8년째 소년재판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많은 분께 머리 숙여 감사하고 앞으로도 소통의 끈을 끊지 않고 아이들 편에 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 판사는 2010년 창원지법에서 처음 소년재판을 맡고 3년 뒤 전문법관을 신청해 부산가정법원에서 5년째 소년재판을 담당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