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국가대표 리듬체조 상비군 감독. /사진=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캡처

이경희 국가대표 리듬체조 상비군 코치(47)가 체육계에서는 처음으로 미투 운동에 동참했다.

이 코치는 1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자신의 상사였던 대한체조협회 전 고위간부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200만원가량의 월급을 받던 이 코치가 “생활이 어려우니 기회 되시면 월급 좀 올려달라”고 말할 때마다 A씨는 “그런 말 할 거면 모텔 가자. 쉬면서 얘기하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3년 동안 성추행 수위는 점점 강해졌고 이 코치는 “‘지난번보다 선생님 살이 빠졌네? 좀 쪘나?’라면서 훅 만졌다”며 “손을 거부하면 ‘아이 뭘 그래. 여자들 살 딱딱한 거 있고 말랑말랑한 살이 있는데 선생님은 무슨 살이야?’라며 만졌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 코치는 2014년 3월 말 코치직을 그만두기 위해 A씨를 찾아갔다. A씨는 자동차 안에서 이야기하자고 유도한 뒤 성폭행을 시도했다.


이 코치는 이를 협회에 알렸고 내부 조사가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A씨는 임원직을 자진 사임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감사를 중단하고 진상발표 없이 사건을 일단락지었다. 하지만 2년 뒤 A씨는 대한체조협회의 더 높은 직위 임원 후보가 돼 돌아왔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2014년 이 코치의 탄원으로 시작된 내부 감사 결과를 근거로 임원 인준을 거부했다. 그러자 A씨는 “이 코치와 자신은 연인 사이로서 애정표현을 한 것일 뿐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한 펜션 주인에게 ‘이경희 코치와 1박 2일 숙박을 했다’라는 사실확인서까지 받아와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이경희 감독은 그 시간에 은행업무를 보고 있었고 법원은 대한체육회와 이 코치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이 코치는 북한 리듬체조 선수 출신으로 1991년 하계유니버시아드 3관왕에 오르며 당시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낸 바 있다. 그는 2007년 탈북해 중국을 거쳐 한국 땅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