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시스 전진우 기자
간호사 10명 중 4명이 직장 내 군기 잡기와 괴롭힘을 일컫는 '태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기관 내 갑질·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54개 병원의 간호사(7703명)·의료기사(1970명)·간호조무사(648명) 등 종사자 1만166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사의 40.2%가 태움을 당했다고 답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신입 간호사 A씨가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A씨의 투신이 태움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간호사 내 군기 잡기가 사회적 논란이 됐다.

폭행과 성희롱·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간호사도 각각 10.0%, 13.2%로 나타났다.


간호사에게 선정적인 춤 공연을 강제해 논란이 일었던 한림대 성심병원 사례처럼 업무와 무관한 일을 강요받은 경우도 많았다. 조사에 참여한 간호사의 31.2%가 업무와 관련 없는 행사에서 단체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르라고 강요받았다'고 응답한 비중도 22.7%에 달했다.

또 간호사의 13.0%가 개인사물함을 검사당하고 핸드폰을 반납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환자안전병원·노동존중일터 만들기 4아웃(out)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근절 대상은 ▲태움 ▲공짜노동 ▲속임인증(의료기관인증평가 기간에만 적정인력을 유지하는 것) ▲비정규직 등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의료인들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