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 사장. / 사진=SK㈜
장동현 SK㈜ 사장이 딥 체인지 전략에 속도를 낸다. 계열사 주식보유를 통한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기존의 수익 모델에 안주하지 않기로 했다. 그보다 자체 성장을 통해 회사를 글로벌 톱 수준의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2016년 12월 SK㈜의 수장으로 발탁된 장 사장은 지난 1년여간 굵직한 M&A와 지분투자를 이끌며 승부사의 면모를 드러냈다.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할 방침이다.

◆공격적 투자로 미래먹거리 확보

지난해 SK㈜는 글로벌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각종 투자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1월 SK㈜는 ㈜LG가 보유한 SK실트론(옛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의 국내 유일 전문기업. 300mm웨이퍼 분야에서 2016년 기준 시장점유율 세계 4위를 차지했다. SK실트론 인수로 SK그룹은 SK머티리얼즈와 함께 ‘글로벌 종합 반도체소재 기업’으로의 도약 비전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5월에는 카셰어링업체 쏘카와 말레이시아에 합작법인 ‘쏘카 말레이시아’를 설립했고 같은 달 국내 1위 카풀업체 ‘풀러스’에 지분 20%를 투자했다. 카셰어링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보고 관련 분야의 영역을 개척한 것이다. 쏘카 말레이시아는 올 1월 현지에 240여대의 차량과 100여개의 쏘카 존을 마련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카셰어링사업에 나섰다. SK㈜는 앞으로 카셰어링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는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을 통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을 인수했다. 스워즈 공장은 항암제, 당뇨 치료제, 심혈관제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의약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SK㈜는 이곳을 유럽 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의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7월에는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인 ESR에 지분 11.77%를 투자했고 9월에는 미국 P2P 카셰어링업체 투로의 1000억원 규모 펀딩에 참여했다. 이어 10월에는 미국 셰일가스 수송·가공기업 유레카에 1억달러, 중국 축산물가공·판매 기업 커얼친에 지분 10%를 각각 투자했다.


11월에는 캐나다의 프리미엄 다운 브랜드인 ‘맥케이지’와 미국의 유명 의류 브랜드인 ‘앨리스올리비아’에 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같은 투자는 그룹내 재무전략통으로 꼽히는 장 사장의 과감한 결정에 따라 진행됐다. 장 사장이 취임한 이후 SK㈜가 1년 새 M&A와 지분투자를 성사한 사례만 9건에 달한다. 투자는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 ICT융합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됐다. 장 사장이 SK그룹의 지주회사 수장으로서 회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진두지휘 하는 셈이다.


/자료=SK㈜
◆사상최대 실적 경신 전망


가시적인 투자 성과도 창출했다. 유레카에 1억달러를 투자한 지 2개월만인 지난해 12월 투자액의 10%인 100억원가량을 4분기 몫으로 배당받은 것. 앞으로도 분기 배당수익이 지속돼 이른 시일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유레카 외에도 올해는 투자성과가 한층 가시화되면서 SK㈜의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SK㈜의 올해 영업이익은 6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5조8748억원을 뛰어넘어 연간 영업이익 ‘6조원 시대’를 여는 것이다. 이는 비상장 자회사들의 가치가 올해부터 본격 반영되는 데 따른 추정치다. 국내 8대 지주사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실적이다.


올해 가장 큰 성과가 예상되는 분야는 바이오·제약이다. 100%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독자개발 신약 Cenobamate(뇌전증 치료제)가 올 상반기 3상을 끝내고 연내 미국 FDA NDA(신약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수면장애신약(SKL-N05)은 내년 시판될 예정이다. 원료의약품 생산기업인 SK바이오텍 역시 아일랜드 생산공장과 세종시 신공장의 증설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다.

지난해 인수한 SK실트론 역시 반도체 호황을 업고 지난해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SK실트론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857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영업이익인 340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올해 SK㈜는 지난해보다 한층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최근 SK그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3년간 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룹 지주사로서 지난해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했던 SK㈜의 투자금액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장 사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제27차 정기주주총회’에서 “다양한 성장영역의 지속적인 발굴·육성과 투자 프로세스 고도화, 투자 리스크 점검 체계 강화 등 글로벌 톱 수준의 투자 전문성을 갖춘 지주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필
▲1963년 8월 대구 출생 ▲서울대학교 산업공학 학사 ▲서울대학교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1991년 SK그룹 경영기획실 입사 ▲2003년 SK텔레콤 재무관리실 재무기획팀장 ▲2004년 SK텔레콤 경영기획실장 ▲2007년 SK텔레콤 전략기획실장 ▲2009년 SK텔레콤 CFO, 전략조정실장 겸 재무그룹장 ▲2010년 SK텔레콤 CFO, 전략기획실장 ▲2011년 SK텔레콤 CMO, 마케팅부문 부사장 ▲2014년 SK플래닛 COO, 부사장 ▲2014년12월 SK텔레콤 CEO, 사장 ▲2016년12월 SK㈜ CEO, 사장(현)


☞ 본 기사는 <머니S> 제534호(2018년 4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