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전고체배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배터리 제품과 기술력을 소개했다. /사진=삼성SDI
리튬이온배터리시대를 뒤바꿀 게임 체인저로 ‘전고체배터리’가 부상했다. 전고체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액체전해질과 분리막을 고체전해질층으로 바꾼 것이다. 액체전해질의 취약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자동차용 배터리에 최적화된 미래 유망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국내외 기업들은 관련 제품 상용화를 위해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시장은 2016년 46.6GWh에서 2025년 254.9GWh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등 친환경차시장이 확대된 데 따른 영향이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인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액체나 젤 형태의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충격이나 압력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이 높고 충전 소요시간이 길다. 더욱이 점차 성능향상 속도가 둔화되면서 5~10년 내 리튬이온배터리의 용량이 한계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고체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한계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액체 전해질을 세라믹, 고분자 등의 고체로 대체해 발열과 인화성을 대폭 줄이고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리튬이온배터리가 충전에 수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전고체배터리는 5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주행거리도 리튬이온배터리의 2배 이상에 달하고 용량·부피·형태 등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구부리거나 접을 수도 있어 플렉서블배터리 개발에도 용이한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현재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일본 완성차업체인 도요타로 2022년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무라타, 히타치, 교세라 등 일본 기업들도 전고체전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국의 프리미엄 가전 업체인 다이슨도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나섰으며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자동차도 이르면 2025년 내로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독일 콘티넨탈 등도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경쟁 가세

삼성SDI, LG화학,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기업들도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일본의 닛케이일렉트로닉스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고체배터리와와 관련한 특허 50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와 LG화학도 각각 48건, 25건의 특허를 보유했다.


삼성SDI는 2013년 전고체배터리를 처음으로 선보인 직후 주요 국제 전시회에서 매년 성능이 개선된 제품 및 기술력을 소개 중이다. 올해에도 1월에 열린 ‘2018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 2018)’에서 소재와 용량,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한 전고체배터리를 소개했다.

LG화학도 전고체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를 지속 연구하고 있으며 현대차도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남양R&D센터 배터리선행개발팀에서 전고체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배터리 관련 분야의 경력직 채용을 통해 연구 인재를 보강했다. 현대차는 도요타와 비슷한 시기에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정부도 산학연 연계를 통한 전고체배터리 기술력 확보를 추진한다. 정부는 전략적 핵심소재개발사업 일환으로 지난해 전자부품연구원(KETI),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성균관대, 중소기업 등으로 이뤄진 R&D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관련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전고체배터리 기술은 일본에 비해 상당히 뒤처진 실정”이라며 “메카 컨소시엄 타입의 대규모 R&D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