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명과 보건에 직결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제약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미래 주력산업 중 하나다. 고령화 가속화와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성장성도 무궁무진하다. 현재 전세계 제약시장은 연간 1200조원 규모로 자동차(600조원)와 반도체(400조원)를 합한 것보다도 크다. 의약품 전문 조사기관들은 오는 2021년에는 15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국내 제약시장은 내수 소비 둔화, 약가규제, 과당 경쟁 등의 영향으로 대체적으로 성장이 정체됐다. 이 가운데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작게는 기업의 재도약, 크게는 제약강국으로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대의를 추구하는 곳도 적지 않다. <머니S>가 2018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제약사를 집중 조명했다.<편집자주>



제약·바이오산업은 우리나라의 미래 핵심산업 중 하나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 등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시장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2021년 약 1500조원까지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반면 국내 의약품시장은 약 21조7256억원 규모로 세계시장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욱이 좁은 시장에서 수백개의 제약사들이 경쟁하며 시장 포화로 수익 창출이 어렵다. 상위 제약사들은 이 같은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재도약하기 위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C녹십자 캐나다공장. /사진=GC녹십자
◆녹십자= ‘혈액제제’ 선진시장 진출 임박

녹십자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 CI ‘GC녹십자’는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인을 품는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담고 있다. ‘GC’는 기존 녹십자(Green Cross)의 영문 이니셜을 조합한 것으로 ‘위대한 헌신과 도전을 통해 위대한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담은 ‘Great Commitment, Great Challenge, Great Company’의 약어이기도 하다.

GC녹십자는 올해부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 북미 혈액제제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 제품의 출시를 넘어 혈액제제사업의 선진시장 진출을 통한 지역 확장을 의미한다.

2016년 GC녹십자는 증가하는 수출물량과 북미시장 진출을 대비해 국내 혈액제제 생산시설인 오창공장을 2배로 증설, 총 혈장처리 능력을 최대 140만ℓ 규모로 늘렸다. 또한 지난해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캐나다법인 Green Cross Biotherpeutics(GCBT)의 혈액제제공장을 준공했다.


총 설비투자 규모가 2억5000만캐나다달러(약 2200억원)에 달하는 캐나다 GCBT공장은 100만ℓ 규모의 혈액제제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에 따라 GC녹십자는 세계 의약품시장의 중심인 북미에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혈액제제 생산능력이 270만ℓ로 늘어나 ‘글로벌 톱5’ 수준으로 올라섰다.

캐나다공장은 글로벌 GC녹십자를 겨냥한 포석이자 사실상 선진시장 진출의 첫 단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해 자료 보완 등 막바지 절차를 진행 중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을 시작으로 세계 최대시장인 북미시장에 혈액제제사업을 진출시킨다는 전략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FDA 판매 허가를 받으면 우선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혈액제제를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먼저 국내 생산제품으로 북미시장에 연착륙한 뒤 캐나다공장의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현지에서 직접 공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 오송공장.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100개국 수출 네트워크 구축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중국·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미국·인도·필리핀·일본 등 8개국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나아가 대웅제약은 ‘글로벌 2020 비전’을 통해 진출 국가에서 로컬제약사와 외국계 제약사를 포함해 10위 안에 진입하고 2020년까지 국내매출보다 많은 해외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2020 비전 달성을 위한 로드맵은 현지 시장지배력 강화와 개방형 전략적 제휴가 핵심이다. 시장지배력 강화는 해외시장에서 사업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해외법인 자체적으로 Market access(허가·보험·약가·입찰)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다수의 협력업체들과 영업망을 구축·공유하는 동시에 핵심 고객을 직접 관리해 마케팅을 주도하는 등 국가별 특성에 맞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개방형 전략적 제휴는 현지 규제기관, 정책기관, 전문가, 언론, 시민, 비정부기관 등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 기업의 지속가능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밑그림에 따라 전개된다. 이를 통해 현지 정책방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사업 기회 요인을 강화하는 이른바 비시장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현지 업체와의 코프로모션, 합작법인, 공동개발, 전략적 투자 등 제휴 협력 사업모델을 강화하는 시장 혁신 전략을 추진한다.

생산에 있어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십분 발휘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약의 제형과 플랫폼 기술에 따라 생산사이트를 달리해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전세계 3개국(한국·중국·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대웅제약 공장은 모두 5곳으로 각 공장은 상호 유기적으로 운영된다.

해외 네트워크 확장과 더불어 글로벌인재육성에도 적극적이다. 한국의 유능한 직원을 선발해 외국어와 현지문화를 집중교육한 뒤 해외로 파견하는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과 해외 외국인 우수인재를 한국으로 초청해 소속감과 직무역량을 강화하는 ‘지사 우수인재 워크숍’이 대표적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직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라는 원칙 아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 전문역량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베트남·중국시장 수출 확대

동아제약은 지난해 해외사업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사업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8월 베트남 보건부 산하 인구가족계획국과 맺었던 사전피임약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을 시작으로 수출 실적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피임약 외에 소화제, 근육이완제 등으로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BMI에 따르면 베트남의 제약시장은 약 9300만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2016년 47억달러까지 성장했다. 또한 2020년까지 연평균 11%씩 성장해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도 공략한다.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오염으로 관련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구강청결제 ‘가그린’과 황사마스크 ‘더스논’ 등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의 해외진출은 옛 동아제약에서 분리되기 전인 1961년 인삼제제 의약품을 동남아에 수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1년 '박카스'를 시작으로 1987년 '타우린', 항생제 원료 및 일반의약품으로 수출 품목을 확대했다.

현재는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40여개 국가에 박카스 외에도 ‘스티렌’, ‘자이데나’ 등의 자체개발 신약과 ‘그로트로핀’, ‘에포론’, ‘류코스팀’ 등의 바이오의약품, ‘싸이크로세린’, ‘테리지돈’ 등의 원료의약품과 ‘크로세린’ 등의 완제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셀트리온 송도2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 세계 바이오시밀러 퍼스트무버

셀트리온은 글로벌 의약품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시장의 선도기업이다. 신약 개발 속도, 발매 시점, 임상 데이터 및 실제 처방 데이터 등에서 글로벌 제약사보다 앞선 수준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 ‘램시마’(2013년 9월 유럽의약품청 허가 승인)는 유럽 론칭 후 4년여간 쌓인 시장경험과 파트너사를 통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현지 오리지널의약품(레미케이드)시장의 약 50%를 점유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혈액암 치료용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2017년 2월 유럽의약품청 허가 승인)도 램시마와 비교해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영국을 필두로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에서 랜딩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올 2월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유방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판매 허가를 받음으로써 바이오시밀러 3대 제품 모두 유럽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 3개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오리지널 제품은 세계 제약시장에서 약 25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셀트리온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시장인 미국에서도 2016년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 론칭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지난해 6월과 7월 FDA 허가 심사를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제약·바이오업계에서 아직 미지의 곳으로 여겨지는 중국도 한발 앞서 공략한다. 약 130조원 규모의 세계 2위 의약품시장이자 연 30% 성장하는 파머징 바이오시장 중국은 의약품시장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국가다.

셀트리온은 이 같은 거대 시장 중국에서 지난해 5월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의 램시마 임상시험(IND)을 승인받았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대형 바이오제약기업 타슬리제약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국내 개발·생산으로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란투스 등의 1세대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합작법인을 통해 개발·생산함으로써 글로벌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앞으로 중국 의약품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투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글로벌시장 점유율 확대 박차

LG화학은 인류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바이오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약개발 등 미래시장 선도를 위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 등 기존 사업영역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바이오분야를 집중 육성함으로써 2025년 전체매출 5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히알루론산 필러, 당뇨병치료제, B형간염 백신, 성장호르몬치료제, 젖소산유촉진제, 난임치료제 등을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수출액 2억달러를 돌파했다. 앞으로 유럽과 남미 등으로 진출 국가를 확대하며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LG화학은 1993년 국내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B형간염 백신 ‘유박스’, 2003년 국내 최초 FDA 승인 신약 ‘팩티브’, 2011년 국내 최초 히알루론산 필러 ‘이브아르’, 2012년 국내 최초 당뇨신약 ‘제미글로’ 등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지속적으로 글로벌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SK케미칼= 글로벌 수준 ‘백신’으로 해외공략

SK케미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엄격한 허가기준을 통과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백신사업의 해외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백신명가’로 거듭난 SK케미칼은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와 독점 구조를 깬 세계 두번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앞세워 국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월 스카이셀플루의 핵심 기술인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생산 기술’을 글로벌 백신 리더인 사노피 파스퇴르가 개발하는 ‘범용 독감백신’에 적용키 위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체결한 기술 이전 및 라이선스 계약 규모는 최대 1억5500만달러로 국내 기업의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독감으로 사망자가 속출한 미얀마 보건당국의 특별 허가 아래 긴급 공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SK케미칼은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사전적격심사(WHO PQ) 인증을 통한 국제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PQ 인증을 신청한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의 경우 현재 공장 실사를 앞뒀고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또한 연내 인증 신청을 준비 중이다.

스카이조스터의 국내외시장 동시 공략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상포진백신의 도입이 필요한 동남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보령제약 카나브패밀리. /사진=보령제약
◆보령제약= ‘100년 기업 글로벌 보령’ 원년

2011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수출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보령제약 ‘카나브’는 올해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남미를 중심으로 이뤄진 처방이 러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카나브는 이르면 올 3분기쯤 러시아에서 발매, 처방이 시작될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2013년 러시아 5대 제약사 중 하나인 알팜과 1550만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카나브는 2분기 말레이시아, 3분기 싱가포르에서 연이어 발매되는 등 중남미시장을 넘어 동남아시장까지 처방국가를 확대함으로써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진출 성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올해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 추가로 발매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카나브는 현재 세계 51개국, 총 4억7000만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국산 신약의 글로벌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6호(2018년 4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