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DB
금융감독원이 보험설계사와의 대면상담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분쟁을 막기 위해 녹취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커져가는 불완전판매 우려에 설계사의 입을 집중 단속하겠다는 의지다.

보험 영업일선에서 일하는 보험설계사들의 반응은 의외로 환영일색이다. 설계사들은 자신들에게 씌여진 '비도덕하다'는 평을 녹취제로 해결할 수 있어 더 좋다는 분위기다.


◆녹취제 의무화, 불완전판매 줄일까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설계사 모집과정에서 녹취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제도가 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어서다.

불완전판매란 새로 체결된 보험계약 중 설계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잘못 설명하거나 중요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판매가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보험 상품설계 과정에서 복잡한 약관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모집(19.8%), 보험금산정(18.5%) 등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취제도가 도입되면 대면채널에서의 불완전판매는 줄어들 수 있을까. 보험설계사들은 녹취제도 의무화를 오히려 반겼다. 억지성 가입자 민원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보험사 대리점 관계자는 "설계사들은 상품에 필요한 모든 약관을 제대로 설명하는 편"이라며 "일부 가입자가 제대로 설명을 듣지 않고 불완전판매 민원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가입자가 약관에 없는 보장내용을 분명히 들었다며 보험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 녹취내용을 확인하면 우리로서도 억지성 가입자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녹취록은 설계사들 입장에서 무조건 나쁜 방안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설계사도 "녹취제도 의무가가 시작되면 수수료 욕심에 무리한 영업관행을 일삼아온 일부 보험설계사를 뿌리 뽑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성실히 보험을 설계한다면 뭐가 떳떳하지 못해 녹취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나"라고 밝혔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녹취제는 유용할 전망이다. 설계사와 분쟁이 생겼을 시 소비자는 보험사에 제출할 '증거'가 부족했었다. 실제로 보험사는 분쟁 시 소비자에게 상품 판매 시 녹음 내용 등을 증거로 제출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녹취제가 의무화되면 영업현장을 녹취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 설계사 및 보험사와의 분쟁 시 큰 도움이 된다. 

◆"보험사 자체 도입했어야" 지적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녹취제도를 도입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속설계사들에게 녹취제도를 도입해 불완전판매를 줄일 자체 정화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애초에 녹취제도를 도입했다면 분쟁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해당 보험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도 높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험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녹취제를 검토한 적이 있지만 많은 설계사들에게 적용하기에는 시간이나 비용적인 측면에 무리가 크다고 판단했다"며 "녹취제가 의무화되면 어떤식으로 도입할 지 당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