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부터)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 크누센사에 인도한 고성능 LNG운반선 모습, 대우조선해양 LNG-FSRU, 삼성중공업의 공기윤활시스템을 적용한 2만3000TEU급 컨테이너. /사진제공=각 사

국내 조선 빅3 수장들이 정예멤버를 이끌고 그리스 아테네로 향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세계최대 조선박람회 ‘포시도니아’(Posidonia)를 발판 삼아 앞으로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차세대 선박 생산기술에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만큼 조심스레 ‘수주 대박’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리스로 가는 CEO, 영업에 총력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서 이름을 따온 ‘포시도니아’는 노르웨이 노르시핑, 독일 함부르크 국제조선해양기자재 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꼽힌다. 선박 중심의 박람회여서 휴스턴에서 열리는 해양 중심의 ‘오프쇼어’ 박람회와 구분된다. 올해는 6월4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포시도니아는 노르시핑과 번갈아가며 격년으로 개최되는데 올 들어 큰 주목을 받은 배경은 IMO(국제해사기구)의 선박 환경규제 조치 시행 전 마지막 박람회라는 점 때문이다. IMO는 2020년부터 선박의 운항 중 황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했다.

이는 모든 해운사가 지켜야 할 의무사항이어서 황산화물을 줄여주는 스크러버를 탑재하거나 아예 LNG추진선으로 바꾸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벙커C유 등을 연료로 쓰는 노후 선박이 많아 LNG추진선 등의 발주가 증가하는 데다 세계적으로 LNG 수요가 확대돼 LNG운반선에 대한 수주도 기대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약 11조원에 달하는 교체수요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격돌을 예상했다. 무엇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그동안 수주 절벽을 버티며 환경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을 기다려온 터라 이번 박람회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이에 조선 3사 CEO는 영업조직을 이끌고 그리스를 찾았다. 박람회 자체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기보다 이를 계기로 유럽의 주요 선사 관계자와 만나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조선 3사 CEO들이 과거에 포시도니아에 참석할 때마다 나름의 성과를 올린만큼 올해도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어떤 점 주로 알리나

이번 박람회에는 글로벌 조선해양 관계사 1850곳, 관람객 2만여명이 방문한다. 그리스 선사 안젤리쿠시스그룹 등 글로벌 해운시장을 장악한 해운사도 참여한다. 이에 조선 3사는 이번 박람회에서 LNG선과 관련기술 홍보에 나선다. 조선3사 CEO 모두 박람회 전후로 글로벌 선주들과 미팅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사장을 필두로 정몽준 전 회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 가삼현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가 그리스를 찾았다. 특히 정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승진 후 처음으로 공식 국제무대를 밟아 눈길을 끈다. 그는 선박해양영업부문장을 맡은 만큼 이번 방문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LNG-FSRU)를 앞세운다.

대우조선해양은 정성립 사장과 함께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최근 자신 있게 내세우는 쇄빙 LNG선을 통해 LNG선박의 첨단기술을 알릴 방침이다. 특히 2016년 포시도니아에서 5억8000만달러의 성과를 올린 만큼 올해도 선주들의 관심을 끌지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은 남준우 사장과 영업본부장 및 영업임원들이 모두 그리스로 날아갔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LNG 추진엔진을 탑재한 친환경 컨테이너선 모형을 전시하고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삼성공기윤활시스템(SAVER Air) 등 독자적인 친환경기술을 알릴 계획이다. 배출가스 양을 줄이면서도 연료효율을 높여 선주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 파고 넘어라… 수주 총력전

한편으로는 수주절벽으로 일감이 바닥에 떨어진 국내 조선사들이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올 한해 신규 수주를 이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와 내년만 잘 견디면 앞으로 신규수주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사는 이번 박람회에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상반기 실적에 따라 하반기 이후 추가 구조조정이 예견돼서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는 올 들어 총 54척, 44억달러의 선박을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한 132억달러로 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8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3척, 특수선 1척 등 총 22척 약 26억1000억달러에 달하는 수주실적으로 올해 목표 73억달러의 36%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14척, 15억8000만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고 LNG선,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조선업계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될 거란 전망이 이어지지만 남은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조선 빅3 업체에서는 지난 1년간 희망퇴직 등으로 2000여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떠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3년 동안 조선업계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1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회복 조짐이 있지만 상반기 실적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이번 박람회를 전후해서 선사들과의 미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3분기까지도 성과가 미진하면 4분기부터는 추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3호(2018년 6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