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지난달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제공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확정된 가운데 이제 관심은 '남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로 향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합류가 사실상 확정된 게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지만, 청와대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8일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할 계획이다. 현직 대통령의 주요 선거 사전투표 참여는 처음이다. 사전투표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관 및 행정관급 직원들도 동참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국단위 선거에서 지방선거 투표율이 50%대로 낮아 사전투표를 통해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전투표율이 전체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심은 사전투표와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관계에 모아졌다. 지방선거일(13일)에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종전선언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와서다. 김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사전투표는 싱가포르행 때문이 아니다"고 길게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면담하고 "오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 빅딜이 있을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도 종전선언의 당사자인 만큼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갈 것이라는 예측이 뒤따랐다.

청와대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회담의제는 결국 비핵화와 체제보장, 두가지"라며 "체제보장의 축 중 하나가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될 수 있는데, 그것까지 모두 다 (회담 의제로) 세팅이 된다면 (남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청와대 직원이 프레스센터 장소를 물색하는 등의 활동을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청와대 측은 7월 예정된 한국-싱가포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파견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남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직원을 보낸 게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지난달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통일각에 도착해 방명록에 서명하는 문 대통령과 서명대 옆에서 박수 치며 환영하는 김 위원장./사진=청와대 제공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가야 한다. 준비하는 거 아닌가 지금"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미리 얘기하면 안 되니까 그런 것"이라며 "괜히 '간다'고 요란하게 소문냈다가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되나"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합류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세간의 관측과 거리를 두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물밑 조율을 통해 확실한 발표 타이밍을 잡으려는 것일 수 있다.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북미 실무협상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 싱가포르행 여부가 결정,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 역시 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이 불투명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2일 '빅딜'을 공언하면서도 "사인을 하지 않을 것이며,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나치게 기대치를 높게 잡을 필요는 없다는 기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