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는 과연 일반담배에 비해 덜 해로운가. 이 물음에 담배업계와 정부가 다른 목소리를 내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자체 연구결과를 근거로 일반담배보다 유해성이 90%가량 낮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정부의 주장이 엇갈리면 정부쪽에 무게가 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선 업계가 정부 발표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러는 사이 ‘덜 유해하다’는 업계의 마케팅을 믿고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로 전환한 흡연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는 양측의 주장에 모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주장부터 살펴보자. 지난 6월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담배 타르, 일반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 더 많아’라는 타이틀의 자료를 통해 “국내에 판매 중인 3종(아이코스·글로·릴)의 궐련형 전자담배 모두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발암물질이 검출됐고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하며 특히 2개 제품(아이코스·릴)은 타르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다”고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고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식약처 발표자료를 뜯어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저감화를 권고한 9종의 유해물질(포름알데히드·벤젠 등)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의 0~2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가 주장하는 유해성이 줄어든 부분이 분명 존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식약처가 9종의 유해물질이 낮게 검출된 것은 배제하고 타르 수치에만 초점을 맞춰 흡연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타르는 태우는 일반담배 연기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에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저타르 담배와 고타르 담배 모두 건강상 위험성을 지니고 있어 WHO에선 타르를 담배규제 근거가 아니라 보고 측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WHO가 저감화를 권고한 유해물질의 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저감 주장에 가장 적극적인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6월18일 미국에서 1000여명의 흡연자를 일반담배 흡연자와 아이코스 전환자 두그룹으로 나눠 6개월간 신체반응을 측정한 결과 아이코스 전환자들의 8가지 신체평가지표(심혈관질환·암 등)가 모두 개선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장기적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제조사 외에 어떤 국가도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감소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영국 독성위원회, 독일 연방위해평가연구원, 일본 국립보건원 등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유해물질이 덜 검출됐지만 이를 덜 해롭다고 볼 수는 없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장기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6호(2018년 6월27일~7월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