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정규직 취업대가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채 도주한 기아차 광주공장 전 노조 부지회장이 경찰에 검거됐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기아차 광주공장에 취업시켜주겠다'며 수십명의 피해자들을 속여 19억원 가량의 취업대가금을 편취하고 도주한 기아차 광주공장 전 노조 부지회장 H씨(48)를 여수에서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H씨의 범행을 도운 기아차 광주공장 전·현직 직원 Y(67)·J씨(40)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24대 기아차 광주공장 부지회장과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기아차지부 대의원을 지낸 H씨는 자신이 노조간부라는 점을 이용해 지인과 지인들로부터 소개받은 취업희망자들에게 기아차에 취업시켜줄 수 있다고 속여 적게는 3000만원부터 많게는 1억5000만원까지 총 29명으로부터 총 19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다.

특히 H씨는 평소 알고 지내왔던 같은 회사 Y씨(67·기아차 전 직원)와 J씨(40·기아차 직원)에게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하고, Y, J씨는 친척 내지는 지인들 16명을 H씨에게 소개시켜 주고 소개비 명목으로 일부 금액을 직접 챙기는 등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H씨 및 Y, J씨는 약속과 달리 취업이 이뤄지지 않은 피해자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조금만 기다리면 취업이 될 것이다. 걱정말라’라는 등으로 안심시키거나, 또다른 피해자를 속여 그들로부터 돈을 받아 되돌려주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법으로 범행을 계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H씨는 본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지난해 12월6일부터 무단결근을 하면서 서울, 순천, 목포 등지를 돌아다니다 올해 1월 중순부터는 전남 여수 지역에 원룸을 얻어 혼자 도피생활을 계속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실제로 금품을 건네고 채용에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며, 이번 사건이 단순한 채용사기가 아닌 구조적인 채용비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광주경찰은 지난 5월 기아자동차 고위 간부와 친분을 과시하면서 기아차 정규직 사원 또는 사내 하청업체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56명으로부터 적게는 500만원부터 많게는 8000만원까지 총 18억원의 금품을 가로챈 2개 일당 5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 중 기아자동차 사내하청업체 사원 K씨(37), 전 기아차 대의원 S씨(41), 취업 알선브로커 G씨(61) 등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송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