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이 끝났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결과는 아쉬웠지만 평소 축구를 즐기던 이들은 행복한 한달이었다.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영화나 드라마 못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운동장으로 나서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생활체육인 증가 따라 재활 중요도↑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 국민생활체육 참여실태조사’에 따르면 2012년 43.3%였던 생활체육 참여율은 지난해 59.2%로 증가했다.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의 선호 종목은 걷기·등산·보디빌딩·체조·자전거·축구·수영 등이 꼽혔다.
척추전문의로서 척추질환을 진료하다 보면 스포츠를 즐기는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지, 치료 후 평소처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지 물어보는 환자가 많다. 재미와 건강을 위해 시작한 스포츠가 건강을 해치고 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에서 아쉬운 점 중의 하나는 일반인이 척추·관절 치료 후 기존의 스포츠활동으로 복귀하고자 할 때 턱없이 낮은 목표를 잡는다는 것이다. 부상 후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최고 수준의 기능을 회복해 경기에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문선수와 달리 일반인은 그저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에 만족한다.
진료 받을 때마다 담당 의사는 운동하지 않았다고 야단 아닌 야단을 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공하는 경우도 드물다. 치료 후 재활은 오롯이 환자 본인의 몫이다. 실제 재활시스템을 제공하는 의료기관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박지성 선수의 현역시절 활약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영국 프리미어리그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선수는 경기 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손상을 당해 수술을 받고 약 7개월 후 경기에 복귀한 적이 있다. 만약 어느 조기 축구회 소속의 일반인이 그와 같은 종류의 수술을 받았다면 아마 복귀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일반인이 세계적인 축구선수 수준의 높은 목표를 두고 재활하는 것은 낭비로 느껴질 수 있다. 환자 가운데서도 치료 후 어느 정도 증상이 호전되면 재활과 운동 치료에 시간과 비용을 쓰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또 굳이 그렇게까지 노력해 스포츠 경기에 복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높은 단계의 목표 설정은 재활 후 기능 회복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의료진이나 환자는 치료 후 일상 복귀와 기능 회복에 대해 높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 구체적이고 높은 목표는 치료에 임하는 환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행동하게 한다.
목표가 없으면 동기가 생기기 어렵고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재활 치료는 상상 그 이상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일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자세가 중요하다.
의료진도 재활 및 운동 치료에 필요한 시스템과 지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는 담당 의료진이 가장 잘 아는 만큼 그에 맞는 맞춤 재활운동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보고 알아서 찾아보라는 식의 상담이 아니라 당신은 어떤 상태로 어떤 운동재활방법이 필요하고 어떤 경로를 통해 재활할 수 있는지 안내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재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태도다. 환자는 재활과 운동 치료를 위한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 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초반 활활 불타오르던 의지는 생각보다 쉽게 꺼지기 쉽다.
특히 치료 후 재활은 재부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전문적인 지식과 주변의 주의·노력이 함께 필요한 영역이다. 환자 스스로의 의지와 더불어 의료진과 한팀으로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평소 스트레칭으로 근력 강화해야
걷고 뛰며 땀 흘리는 운동을 할 때 부상의 위험이 큰 것은 사실이나 일상생활 속에도 늘 위험은 존재한다. 우리는 하루도 쉬지 않고 신체를 활용해 움직이기 때문에 사소하게 생각했던 행동도 재활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재활에 성공해 부상을 입기 전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선 체계적인 치료와 더불어 운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손상된 근육이 변형된 자세에 익숙해져 통증 및 장애가 남을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상을 입은 후가 아니라 그 전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 운동을 통해 근력·인대·근육 등이 강화돼 있다면 같은 부상이라고 해도 그 정도와 완치기간은 현저히 달라진다.
보통 축구·야구·농구와 같은 운동을 즐겨 하는 이들은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다 취미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즉 올바른 운동방법을 준수하기보다 몸을 과격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에서 부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스트레칭 같은 준비운동을 생활화해야 한다.
옆으로 누운 자세로 아래 놓인 무릎을 구부려 몸의 중심을 잡은 뒤 위쪽 다리를 10회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자세는 간단하지만 굳어있는 척추를 유연하게 풀어주는 스트레칭이다. 또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상태에서 몸 옆에 손등이 위로 가도록 한 뒤 바닥에서 꼬리뼈와 척추뼈가 떨어지도록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스트레칭도 척추 힘을 기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 수준은 선진국에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높지만 예방과 재활에 있어서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 당장 급한 병을 치료하기 급급한 수준을 넘어 재활을 통해 빠르고 완전한 기능 회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의료진은 환자에 맞는 적절한 재활 치료 환경을 만들어주고 환자는 개인의 독단이 아닌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재활을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술이 아닌 재활 치료가 끝난 시점이 온전한 건강을 회복한 시점이라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