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를 활짝 연 베트남이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신남방정책’을 추진, 통상정책의 지도를 다시 쓰겠다는 계획이다. 우리 기업은 일찌감치 베트남을 새로운 소비시장 점찍고 경제영토 확장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분위기다. <머니S>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기회의 땅 베트남을 찾아 우리 기업의 사업현황과 앞으로의 전략을 살펴봤다. 또한 현지 주요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 진출에 필요한 조언도 들어봤다. <편집자주>
[신남방정책의 거점, 베트남을 가다] ②-3 효성이 주도하는 '메이드 인 베트남'
효성 베트남·동나이법인 전경 / 사진=효성 베트남의 경제수도인 호찌민에서 자동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동나이성 연짝공단이 있다. 국내기업이 대거 입주한 산업단지로 효성 베트남법인과 동나이법인 역시 이곳 연짝공단에 생산기반을 두고 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효성의 생산공장을 취재하기 위해 연짝공단으로 향했다. 복잡한 호찌민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멀리 효성의 로고가 새겨진 거대한 광고판이 보인다. 동나이성으로 들어서는 길목에도 또 다른 효성의 광고판이 있다. 먼 이국땅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이름을 확인하자 반가움을 넘어 자부심이 느껴진다.
◆세계 1위 경쟁력 원천
연짝공단 5공단 끝자락에 자리 잡은 효성 법인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크고 작은 규모의 여러 공장이 눈에 띈다. 2007년 설립된 효성 베트남법인과 2015년 설립된 동나이법인이 122만3000㎡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공유하며 공장을 운영 중이다.
효성베트남법인은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등을, 동나이법인은 스판덱스, 타이어코드는 물론 전동기, 나일론 등도 생산한다. 특히 동나이법인의 경우 2016년부터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의 원료가 되는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도 생산해 원료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스판덱스 일관생산체제를 갖췄다.
베트남법인 스판덱스 생산시설에서 현지 직원이 제품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효성 또한 글로벌시장에서 유일하게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등 타이어 보강재 3대 제품을 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도 구축했다. ‘스판덱스 세계 1위, 타이어코드 세계 1위’의 저력이 바로 이 공장에서 나오는 셈이다.
효성 베트남법인 관계자를 따라 공단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70m 높이의 고상중합탑에 올라섰다. 공단 바로 옆에 광활하게 펼쳐진 고무나무 숲이 효성 공장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고상중합탑은 원료물질인 폴리에스터의 물성을 바꿔주는 거대한 장비다. 이곳에서 폴리에스테르칩을 녹여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만들고 그 섬유를 꼬아 직물을 만든다. 직물은 다시 화학처리를 통해 강도가 높아져 고품질의 타이어코드로 탄생한다.
타이어코드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수천대의 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엄청난 소음과 열기를 내뿜는다. 중합탑에서 물성이 바뀐 폴리에스터가 이 공정에서 실처럼 꼬인다. 연직기가 실을 엮는 모습은 마치 베틀을 연상시켰다.
공장 한편에는 효성이 만드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된 공간이 있다. 이곳에 전시된 스판덱스 원사를 잡아당기자 부드럽게 늘어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제품은 기저귀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지역경제·일자리창출 효자
효성은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70%를 해외로 수출한다. 공장 곳곳 공터에는 수출물량을 적재한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이 컨테이너들은 공장과 30분 거리의 동나이강으로 옮겨진다. 효성 베트남법인 관계자는 “동나이강은 바다와 연결돼 해상운송이 가능하다”며 “수출을 위한 물류운송에 유리한 입지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효성 베트남·동나이법인 공장 전경 / 사진=이한듬 기자 사업호조에 힘입어 효성 베트남법인의 매출도 지난 10년간 큰폭으로 증가했다. 2008년 효성 베트남법인의 매출은 47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14년 9억8500만달러로 21배나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동나이법인과의 합산 매출은 13억6400만달러에 달한다.
직원수도 크게 늘었다. 공장설립초기 190명에 불과했던 직원수는 현재 7000명을 넘어선다. 현지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효성이 효자노릇을 하는 셈이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효성은 2012년 동나이성으로부터 ‘우수 고용 창출 기업’을 선정돼 감사패를 받았다.
효성은 앞으로도 베트남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남부 바리아 붕따우성에 폴리프로필렌공장과 탈수소화 공정(DH) 시설, LPG 가스 저장탱크 건립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 중이다. 또한 중부 꽝남성에 추가 생산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효성 베트남은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전사업부문의 제품을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복합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된다.
이와 관련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 2월8일 응우옌 쑤안 푹 총리를 만나 “효성 베트남은 글로벌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라며 “세계 1위의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뿐만 아니라 화학과 중공업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