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14일 오전 김 전 비서관의 변호사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업무일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김 전 비서관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전 비서관은 2014년 1월~2015년 1월 청와대 법무비서관 재직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가처분 소송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당시 법원행정처와 공모해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2014년 10월7일 작성된 '재항고 이유서(전교조-Final)' 문건을 발견하고 이것이 작성 다음날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고용부를 거쳐 대법원에 제출된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당시 고용부 관계자와 고용부의 소송 대리를 맡았던 변호인들을 불러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후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청와대 개입 경위와 사실관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행정처는 2014년 2월 작성한 '2014년 사법부 주위 환경 현황과 전망' 문건에서 부장판사 출신인 김 전 비서관의 청와대 입성을 두고 "청와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한 창구 확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김 전 비서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법원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사유로 영장을 기각해 압수수색이 무산된 바 있다. 검찰은 고용부와 청와대 관계자들의 진술과 재항고이유서 등의 물증이 충분히 확보돼 압수수색 필요성이 소명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2014년 9월19일 서울고법은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고용부의 노조 자격 박탈 처분을 우선 멈춰달라”는 취지로 전교조가 제출한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였지만 2015년 6월 대법원이 고용부 재항고를 받아들이면서 전교조는 법외노조가 됐다. 당시는 대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의 숙원사업인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펴던 시점이어서 검찰은 이를 재판거래 시도 가운데 하나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창원지법 박모 전 심의관의 사무실, 방모 전 전주지법 판사가 사용한 컴퓨터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들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면서 옛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 재판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