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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롭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사측간의 임금협상 갈등이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신임 위원장이 당선된 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냈지만 최근 총수일가 ‘갑질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빠르게 끝날 것 같던 임금협상이 다시 위태로워졌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사측간의 2017년도 임금협상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지난달 2017년 임금협상 관련 잠정합의안이 도출됐지만 조합원 투표를 거쳐 최종 부결됐기 때문.
노사가 도출한 2017년 임금조정 합의서에는 ▲기본급은 각 직급별 초임 3.0% 인상 ▲기종별 비행수당 단가 3.0% 인상 ▲인천공항 제2여객청사 정착 및 델타항공 조인트벤처 출범 격려금 명목 상여 50% 등이 포함됐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7일까지 투표를 진행한 결과, 총 조합원수 1065명 가운데 76.1%인 811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508명(62.6%)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김성기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일반노조와 임금인상률이 같은 %라고 조합원이 느낀 부분과 위원장의 소프트한 방식에 대해 부정적 의견도 있다”며 “또 기정이나 직급별로 자신들 것은 챙겨주지 않았다는 오해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총수일가 갑질 논란으로 잃어버린 신뢰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김 위원장 선임 이후 임금협상에 급물살을 탔다.
강경 노선으로 일관했던 과거와 달리 회사와 대화를 강조한 김 위원장은 600여일간 지속됐던 2015~2016년 임금협상을 취임과 함께 신속히 종결시켰다. 당시 조합원들도 회사와의 오랜 갈등에 지친 탓인지 그를 뒤따랐다.
하지만 2017년 임금협상의 상황은 또 다른 분위기다. 지난 4월 조현민 물컵갑질 논란이 터지면서 협상이 흐지부지해졌고 직원들이 오너가에 저항하면서 반감이 커졌다.
김 위원장은 “조합원 정서가 조현민 물컵 사건 겪으면서 과거 감정(강경 노선)이 다시 휩싸인 것인지는 모르겠다”며 “분명한 것은 협상이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변함에 따라 김 위원장도 기존 화합 분위기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 파업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 그는 “일방적 강경 노선으로 싸움을 안 하려고 했는데 조합원이 분노를 표출하면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기조로 갈 수 없지 않나 싶다”며 “여력이 된다면 효과가 없어도 파업이라는 것 자체가 회사에 부담일 수 있기 때문에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회사 측에 저항해 파업권을 발동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는 조종사노조 소속 약 1100명에 비조합원 700명, 새노조 소속 600명, 외국인 400명 등 총 2800명이다. 하지만 항공산업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1회 파업 시 최대 200명 밖에 참여할 수 없어 제한적이다.
이러다 보니 지난 17일에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항공·공항사업장 대표자협의회는 ‘항공산업 필수유지업무 전면 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필수공익사업장 폐지를 통한 노조 파업권 확보를 주장했다.
올해도 약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노조의 강경 성향 부활과 조합원들의 불만 고조 등이 지금 당장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사측의 임금협상은 2017년이 정체됐고 2018년 협상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7~2018년 2개가 남았는데 협상 관계자들이 회사 윗선의 눈치를 보고 조용히 있으면 올해 안에 안 될 수 도 있고 새로운 것을 제시하면 순식간에 갈 수도 있는 것”이라며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나 싶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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