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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싸움에 유탄 맞은 국내증시
지난 11일 국내 증시에서 ‘검은 목요일’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당일 코스피 지수는 98.94포인트(4.44%) 폭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 65조원이 증발했다. 시총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낙폭이었다. 100포인트에 가까운 하락폭은 코스피 역사 35년에서도 6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주가가 전일보다 상승한 종목은 단 23개였다. 하락한 종목은 865개로 98%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달러 강세와 미국 10년물 국고채의 금리상승 등을 지목했다. 한국과 미국의 환율 차이에 따른 투자매력 감소와 금리상승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투자심리를 압박하다 못해 아예 짓눌렀다는 이야기다.
국내 증시 폭락은 앞서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격을 맞은 탓이다.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연초까지 최고점을 경신하다 급락했던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 증시도 대미 무역 분쟁과 미국 증시하락의 여파로 연초 고점 대비 30% 이상(1000포인트) 급락하며 연일 저점을 경신했다. 유럽과 일본 증시도 '검은 목요일' 이후 급락했지만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더 큰 문제는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가 올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숫자로 나타나는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주식시장을 다시 한번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증시가 압박을 받을 경우 여파가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달러 강세의 배경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촉발된 중국과의 글로벌 경제 주도권 싸움이 기업실적 악화 우려로 이어지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투자에 대한 불안을 부추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2100선까지 주저앉자 이를 저점으로 제시하며 "다소의 하락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210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삼은 것은 코스피 지수에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적용했을 때 금융위기 이후 저점이기 때문이다. 즉 2100선이 무너진다면 국내 증시 투자자들이 현 상황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단기 저점권에 근접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급격한 변동성 확대 이후 여진과정은 불가피하다. V자형 반등보다는 2중 바닥패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일시적인 2100선 이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4분기를 고비로 진정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의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할 카드가 소진돼 변동성 요인이 줄어들면서 투자심리 개선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미국과 중국이 쌍방에 부과한 관세에 따른 기업실적 여파와 채권금리 상승의 영향이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뉴욕 증시의 주요 3대 지수를 좌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초 미국 중간선거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는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국내 증시에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 압박 요인의 단계별 해소가 절실하다”며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이슈에서 대화의 재개와 같은 이벤트 출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 우려도 4분기를 고비로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금리 상승세는 인플레이션 기대보다는 수급적 요인에 의한 금리상승 기대에 따른 것이란 점에서 경기 압박요인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국채금리 추세는 장기 저항선을 돌파한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협상, 가격설정, 투자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최종적으로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며 “그러나 수급적 요인에 의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모두 불행해진다”고 우려했다.
홍춘옥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인플레 압력이 달러강세, 수입물가 하락, 단위노동비용 안정 영향으로 약화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도 금리 상승을 억제할 전망”이라며 “4분기를 고비로 달러강세 흐름이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금을 확보하고 내년 1분기를 대비할 것을 권고한다”며 “미국주식(환노출)과 한국채권을 두 축으로 한 전략이 유효하다. 미국주식 이익실현을 통해 달러자산에서는 환차익이 발생하고 한국채권에서는 금리하락에 따른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3호(2018년 10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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