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며 퇴근 이후나 주말 여가 시간을 활용해 부업전선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이후 ‘저녁이 있는 삶’ 대신 ‘제2의 일’로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려는 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대리운전부터 시작해 최근 새로운 형태의 부업들이 생겨나며 선택지가 넓어진 것도 투잡족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줄어든 수입, 늘어난 선택지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이 지난 8월 선보인 새로운 개념의 배송 일자리 ‘쿠팡 플렉스’에는 시행 두달 만에 지원자가 9만4000명가량 몰렸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원하는 날짜, 시간대에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 남는 시간대에 일하고자 하는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 플렉스 지원자는 평균 하루 3~4시간 동안 약 50~60개의 상품을 배송하며 주어진 물량 배송이 끝나면 바로 퇴근하면 된다. 수입은 시급으로 2만5000원 안팎이다. 현재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시범서비스 형태로 시행 중인데 앞으로 고객만족도 및 배송효율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플렉스 지원자는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대에 일할 수 있어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 육아맘이나 공강시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대학생 등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운전자(크루)가 방향과 목적지가 비슷한 라이더(승객)를 태우고 소정의 운임료를 받는 ‘카카오 T카풀’ 기사 모집에도 지원자가 대거 몰리며 보름 만에 4만명 이상이 카카오 카풀 기사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에 따르면 아직 정식서비스가 시행되기 전이어서 수수료와 요금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라이더는 택시요금의 70%가량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결제하는 방식으로 크루에게 지급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크루 자격은 승객의 편의와 안전 등을 고려해 차량 등록일 기준 만 7년 이하, 경차·소형차 불가능 등의 제한조건이 있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자가용 이용 출퇴근족들이 조건 완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크루 자격 완화 목소리가 있지만 아직 정식서비스도 시행되기 전이어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서비스 시행 후 이용 현황과 크루·라이더들의 의견을 고려해 조건 완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에는 기존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대리운전을 부업으로 하는 이도 늘고 있다.

A대기업 협력업체 생산직으로 근무 중인 20대 후반 전유민(가명)씨는 “주야 2교대로 일하며 300만원대 중반의 급여를 받다가 주52시간 도입으로 근무시간이 줄면서 수입도 대폭 감소했다”며 “부모님 용돈, 적금, 생활비 등 고정 지이 있는데 급여는 줄어 퇴근 후 4~6시간 정도는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주변에 나와 같은 이유로 대리운전에 뛰어든 지인이 많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저임금 근로자 직격탄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주52시간제 도입 전 이를 초과한 근무를 하던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약 11.8%인 95만5000명이며 연장근로시간 제한으로 인한 월임금감소액은 평균 37만7000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전체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1만9421원인 반면 주52시간 초과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3161원이었는데 이는 주52시간 넘게 일했던 근로자 중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수입이 줄어든 근로자가 고육지책으로 부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셈이다.

최근 퇴근 후 부업을 고민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직장인 이지형씨(가명)는 “가계비용은 정해져 있고 아이가 커가며 지출도 매년 느는데 주52시간 시행으로 잔업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면서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퇴근 후 아르바이트를 찾거나 수입이 더 많은 새 직업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누군가에겐 주52시간이 좋은 제도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더 힘든 삶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