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시장이 확대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 의약품이 줄줄이 출격을 앞두고 있고 일부 오리지널의약품은 바이오시밀러 못지않은 가격 할인으로 점유율 방어전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오리지널보다 낮은 가격을 앞세운 퍼스트무버 바이오시밀러가 시장 선점에 유리했지만 언제까지 이 기류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리지널 가격 인하, 경쟁자 증가


셀트리온은 올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311억원, 영업이익 736억원, 당기순이익 547억원의 실적(잠정)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2%, 44.16%, 48.62% 줄어든 수준이다. 전기와 비교해도 각각 12.27%, 30.39%, 31.71% 감소했다.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3대 퍼스트무버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셀트리온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유럽에서 인플릭시맙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독점적 지위를 지속하고 후속 제품인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빠른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처방 데이터 확보를 통해 장기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공급단가 조정 및 1공장 증설 준비로 인한 일시적 가동률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시장에서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통해 독보적인 시장의 신뢰를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후속제품인 트룩시마와 허쥬마 역시 유럽시장 등에서 빠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연내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트룩시마와 허쥬마 두 제품의 허가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 제품의 매출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업계에선 미국시장에서 트룩시마·허쥬마로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애브비가 불을 붙인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가격 인하는 중장기적으로 기존 바이오시밀러업체의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휴미라의 오리지널 개발사인 애브비는 유럽시장에서 휴미라의 가격을 10~8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증권업계에선 바이오시밀러시장이 급속한 가격하락으로 인해 수익 실현이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브비는 주로 북유럽처럼 국가 전체 공급권이 달린 공개 입찰시장 즉 텐더마켓에서 최대 80% 가격 인하를 예고했는데 텐더마켓으로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원천 차단시키겠다는 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의 실처방 데이터 확보를 통한 시장 확대를 조기에 차단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과거 셀트리온도 램시마 출시 당시 텐더마켓에 80~90% 할인된 가격으로 진입해 단기간 내에 많은 환자들의 실처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임상 데이터 사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입찰에 성공하면 단독으로 해당 국가에 진입, 단일 처방됨으로써 빠른 시간 내에 실처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텐더마켓은 신규로 진입한 바이오시밀러의 첫번째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램시마는 이렇게 확보된 실처방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 결국 유럽시장 전역으로 확대해 오리지널을 넘어선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시장까지 진출했다.

◆휴미라 방어 전략, 삼성바이오에피스 직격탄

물론 휴미라의 가격인하는 셀트리온과 직접적 관련은 없다. 1차 영향권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삼성바이오에피스(임랄디), 암젠(암제비타), 산도스(하이리모즈), 마일란·후지필름쿄와기린(훌리오) 등 4개 기업이다.

바이오업계에선 애브비의 휴미라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가 유럽보다는 2023년부터 특허가 풀리는 미국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휴미라는 지난해 기준 18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매출액 1위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미국시장 비중이 약 67%다. 유럽에서부터 바이오시밀러의 파이가 커지는 것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124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시장을 지키겠다는 의도라는 것.

애브비에서 휴미라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65%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점도 이같은 가격할인 정책을 내놓은 이유로 지목된다.

하지만 2차적으로는 셀트리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등 오리지널의약품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자체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시장 공략에도 나서는 등 중소형 바이오벤처가 주도하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글로벌 제약사가 끼어들기 시작한 것도 부담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의 가격 급락과 미국시장에서의 더딘 성장률로 인해 올해까지는 셀트리온이나 셀트리온헬스케어나 큰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셀트리온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조만간 신규로 미국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다시 고성장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은 “트룩시마의 경우 경쟁자였던 산도즈사의 릭사손이 미국시장 진출을 포기하면서 램시마처럼 최소 2년간은 미국시장에서 유일한 바이오시밀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트룩시마·허쥬마’는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가 기대가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시장인 미국에 경쟁사보다 한발 진입해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