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을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감독(왼쪽)과 아르센 벵거 아스날 전 감독. /사진=로이터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우승권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9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강력한 모습을 뽐낸 팀이기도 하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정상권에 오르기 직전, 맨유와 가장 치열하게 맞대결을 벌였던 팀이 바로 아스날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 부임 1년 후인 1997-1998시즌 아스날은 맨유를 승점 1점 차로 따돌리고 맨유의 리그 3연패를 저지함과 동시에 7년 만에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스날은 이듬해에 맨유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FA컵 우승으로 잉글랜드 최초 ‘트레블’을 이룰 당시에도 FA컵 4강에서 맨유를 탈락 직전까지 몰고 갔으며 리그에서도 최종전까지 맨유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했다.

이후 아스날은 2003-2004시즌 역사적인 무패우승을 달성하는 등 맨유와 끊임없이 우승을 다투며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에릭 칸토나, 로이 킨, 라이언 긱스, 데이비드 베컴,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로베르 피레스, 패트릭 비에이라 등 양 팀의 수많은 스타들이 이 기간에 올드 트래포드와 하이버리를 수놓았다.


치열한 명승부를 연출했던 양팀은 오는 6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18-2019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서 1986년 이후 처음으로 퍼거슨 감독과 벵거 감독 모두가 부재한 상태에서 맞대결을 가진다.

그러나 두 팀은 최근 들어 두 감독과 함께한 영광의 시대와 전혀 다른 위치에 놓여있다. 아스날은 우승 경쟁은커녕 지난 2년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으며, 맨유 역시 들쭉날쭉한 성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일에 급급했다.


그나마 이번 시즌 들어 분위기가 좋은 쪽은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지난 8월 첼시에 2-3로 석패한 이후 무려 19경기 연속 무패(15승 4무) 행진을 달리고 있다. 지난 2일(한국시간) 토트넘 핫스퍼와의 북런던 더비에서도 4-2로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4위로 올라섰다.

선수 개개인의 활약도 돋보인다. 이번 시즌 아스날에 합류한 베른트 레노 골키퍼는 든든히 골문을 지키면서 그동안 아스날의 수준급 키퍼를 향한 갈증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루카스 토레이라는 우나이 에메리가 아스날에 이식한 압박축구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토트넘전에서는 쐐기골을 넣으며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되기도 했다.


반면 맨유의 분위기는 매우 좋지 못하다. 지난달 11일(한국시간) 맨시티에게 리그에서 1-3 완패를 당한 후 상대적 약팀인 크리스탈 팰리스, 사우스햄튼과 모두 무승부에 그쳤다. 특히 조제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강점이었던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프리미어리그가 14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까지 맨유는 무려 23골을 허용했다. 지난 시즌에는 시즌 전체 일정을 치르면서 28골만 내줬다.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폴 포그바와 어느덧 득점 기록이 멈춘 로멜루 루카쿠,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지만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알렉시스 산체스 등 주전 선수들의 부진도 뼈아프다.


다행인 점은 맨유가 그동안 부진에 빠져있어도 아스날을 상대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특히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2006년 이후 11경기 동안 아스날을 상대로 8승 3무를 기록하며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맨유와 아스날에게 있어 이번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있는 아스날과 승점 차가 8점인 맨유가 이날 패배한다면 4위권 진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아스날 역시 맨유에게 일격을 허용한다면 토트넘에게 다시 4위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