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월20일 수수료TF 첫 실무회의서 토의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 0.25%p 인상 논의
수수료수익 최대 5000억원가량 늘어날 듯

금융당국이 연매출 500억원이 넘는 카드가맹점의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의 평균을 현행 1.94%에서 최대 2.19%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적용되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원가) 가운데 마케팅비용이 반영되는 비율의 상한 인상을 통해서다. 8개 전업 카드사가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서 얻는 수수료 수익은 최대 5000억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카드업계는 지난 20일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수수료TF) 첫 실무 회의를 갖고 이 같은 안을 논의했다. 카드업계에선 8개 전업 카드사의 가맹점 및 마케팅 관련 부서의 부서장이 참석했다. 앞서 6일 수수료TF 첫 회의를 개최한 이후 13일 당국과 카드업계 임원진 간 가진 2차 모임에 이은 3차 회의다.


금융위와 카드업계는 실무 회의에서 카드사가 연매출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쏟는 마케팅비용이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에 반영되는 비율의 상한(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을 현행 0.55%에서 0.8%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예컨대 2.0%를 적용받는 연매출 1000억원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 원가를 뜯어봤더니 마케팅비용이 반영되는 비율이 1.0%(수수료율 2.0% 전체의 50%)여도 현재는 0.55%까지만 반영되는데 0.8%까지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해당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0%에서 2.25%로 올라간다.


이 안이 확정되면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적용되는 카드수수료율의 평균은 현행 1.94%에서 최대 2.19%로 인상된다. 다만 이는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 인상에 따른 단순 계산의 결과다. 가맹점에 따라 이 비율 상한이 0.8%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으면 평균 수수료율은 2.19%보다 낮을 수 있다.

그럼에도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최대 5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1~12월 개인 신용카드 이용실적(일시불·할부)은 411조9759억원이다. 이중 48%에 해당하는 197조7484억원이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서 발생됐다. 500억원 초과 구간의 마케팅비 반영률이 0.25%포인트 인상되면 4944억원, 0.1%포인트만 올라도 1977억원의 수수료 추가 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각 카드사는 이 안을 바탕으로 자체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중이다.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서 매출이 많고 평소 적은 마케팅비를 지출한 카드사일수록 더 많은 수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가 이 같은 안을 추진 중인 건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과 초과 가맹점 간 ‘역진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지난달 26일 카드수수료 종합개편안을 통해 연매출 30억~500억원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2.18%)이 500억원 초과 구간(1.94%)보다 높은 건 부당하다며 30억~500억원 구간의 수수료율을 1.95%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을 30억~100억원, 100억~500억원, 500억원 초과 구간(30억원 이하는 우대구간)으로 차등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반영률의 상한은 정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그 안을 논의한 것이다. 현재는 연매출 5억~10억원 구간(5억원 이하는 우대구간)엔 0.2%, 10억원 초과 구간엔 0.55%의 상한이 반영된다.

일각에선 카드사가 특정 가맹점에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도 별다른 양벌기준이 없어 감독규정 개정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제25조의4)에 따라 카드사는 대형가맹점에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안된지만 별다른 처벌 조항이 없어 카드사가 초대형가맹점에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