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이노베이션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을 거듭하면서 정유업계의 4분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까지만해도 국내 정유4사의 올 한해 영업이익 합계가 8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유가급락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잃는 모양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수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의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배럴당 53.51달러에 마감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10월4일 배럴당 84.44달러를 찍은 이후 연일 하락을 거듭해 11월에는 배럴당 60달러 선대로 낮아졌고 이달들어서는 5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이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배럴당 50달러선도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월3일 배럴당 86.29달러에 마감했던 브렌트유는 지난 24일 기준 50.47달러로 주저앉았고 WTI역시 같은 기간 76.41달러에서 42.53달러를 추락했다. 두달여만에 40%가까이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원유를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국제유가 하락은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원유를 들여오는 비용이 낮아져 생산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처럼 가파른 하락세는 오히려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유사는 통상 원유를 구입한 후 2~3개월 후에 판매하기 때문에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떨어지면 손해를 보게된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야 하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유업계의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도 축소됐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수송비 등 각종 비용을 뺀 마진을 의미한다. 12월 평균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로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인 4~5달러대를 밑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4분기 영업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의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88.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11월까지만해도 정유4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 8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유가급락으로 인해 기대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부터 다시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부정적인 관측도 공존하는 만큼 한동안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