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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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경쟁력인 시대다. 자신을 가꾸는 그루밍족이 급증하고 뷰티크리에이터들이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반면 외모평가를 거부하는 탈코르셋 운동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머니S>는 ‘외모’를 둘러싼 경제·사회적 현상을 조명하고 관련 산업의 성장배경을 분석했다. 강남을 중심으로 횡행하는 성형 열풍현상과 이미지메이킹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문화트렌드도 소개한다. <편집자주>

[외모지상주의] ②사회문제로 번지는 '외모갈등'


외모가 스펙의 일부로 인식되면서 외모갈등이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과거에는 미(美)의 기준이 여성에게 엄격히 요구됐다면 최근에는 남성도 외모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다.

취업·승진 등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외모’까지 따지는 경향이 짙어진 건 ‘외모지상주의’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사회연계망서비스(SNS) 이용이 확산되면서 ‘한컷’의 이미지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로가 있는 그대로를 존중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를 위한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남녀 모두 강요되는 외모 스펙


외모지상주의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사례를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주변만 해도 ‘누가 무슨 옷을 입었더라’, ‘누가 코를 했다더라’, ‘누가 살을 몇킬로그램 뺏다더라’ 등 타인에 대한 ‘외모 품평’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반대로 누군가로부터 ‘예쁘다’, ‘멋있다’ 등의 얘기를 듣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에 신경을 쓰기도 한다. 소개팅의 경우 만나기 전에 서로의 사진을 주고받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얼천’(얼굴 천재),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듯한 남자), ‘못매남’(못생겼지만 매력 있는 남자) 등 신조어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과거에는 미의 기준이 여성에게 엄격히 적용됐다면 최근에는 남성도 이를 피해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큰 키, 날씬한 몸, 작은 얼굴 등 서구적 외모가 미의 기준이 되면서 관리하는 남성이 여성 못지않게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신을 가꾸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 자체가 외모중심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장미현 젠더공간연구소장은 “미(美)라는 기준 자체가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현 사회에서는 외모 자체가 개인의 능력화 되는 것이 문제”라며 “이런 분위기는 남성에게도 확산되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높아진 문턱을 넘어서기 위한 일종의 스펙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NS 확산도 외모지상주의 조장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의 활성화도 외모지상주의에 한몫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에서 대화를 나누며 상대방의 내면을 알아가기보다 SNS에 공개되는 ‘한컷’의 이미지에 대한 각인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과거에도 미니홈피 등 개인 홈페이지가 인기를 끌었지만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이런 문화는 급속도로 확산됐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 등장으로 이미지 보정이 가능해지면서 어려운 기술 없이도 자신을 화려하게 꾸밀 수 있게 됐다.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셀프카메라(셀카) 이미지 사이즈를 아예 인스타그램 최적 사이즈로 설정해 놓기도 한다.

성형은 이런 현상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해석된다. 과거와 달리 성형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면서 ‘시술’이나 ‘보톡스’ 등이 보편화됐다. 성형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강남에 가면 똑같은 얼굴만 있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나왔는데 이를 소재로 웹툰 ‘내 ID는 강남미인’과 이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모두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웹툰도 외모지상주의 열풍을 이끈 요인으로 거론된다. 외모지상주의라는 표현도 웹툰을 통해 널리 알려진 단어다. 문제는 여성의 성적 대상화, 외모지상주의 조장, 데이트폭력 등에 대한 내용이 무분별하게 등장하면서 무의식 중 외모에 대한 동경이 쌓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계자는 “웹툰은 전체관람가·성인물 두개의 등급만 분류되고 있어 비판적 사고가 결여되면 작가의 편향된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일 우려가 크다”며 “작가의 창작권과 독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동시에 혐오적인 표현과 성차별적 내용 등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겉보다 속’… 교육 뒷받침돼야

외모에 대한 욕망은 과거부터 지속됐지만 최근 사회분위기는 10여년 전 유행한 ‘얼짱’ 열풍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 케이블TV 방송이 <얼짱시대>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인터넷 속 인물’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해 큰 인기를 누렸다. 웹툰 ‘외모지상주의’의 박태준 작가도 얼짱시대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예뻐 보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인지, 아니면 사회가 만들어낸 틀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외모 자체가 성공의 지름길이라든지 남들보다 우월해지는 요소로 인식되는 것은 고민해 볼 문제다.

획일적인 미의 기준이 세워지면서 외모가 하나의 경쟁력으로 강제되는 것도 문제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최근 ‘탈 코르셋’ 운동이 일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남녀 간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회가 원하는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운동의 기본 방향인데 갈등이 심화되면서 논점을 벗어나는 경우도 발생하고 이에 따른 ‘남혐여혐’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볼 수 있는 사회가 조성돼야 하는데 이런 마음자세는 교육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장미현 소장은 “사회적 미의 압박이 여성에게 먼저 와 닿았고 탈 코르셋 운동으로 이어졌지만 남성에 대해서도 미의 기준이 점차 엄격해지고 있다”며 “사회적 압박이 아닌 스스로 선택에 의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모는 스펙이 아니다. 사람 자체를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고 어릴 때부터 교육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5호(2019년 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