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사진=뉴시스 DB
토요타. /사진=뉴시스 DB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진다. 수입차 프리미엄에 대한 고객 니즈가 커지고 가격인하로 문턱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고객신뢰를 저버리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15년 아우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인 디젤 게이트 이후 부정적 이슈들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는 것. 가장 최근에는 일본 브랜드에게 뒷통수를 맞았다.

국내 수입차시장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꽉 잡고 있지만 그 뒤를 일본 브랜드들이 조용히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차 기술로 품질을 인정받고 수준급 연비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일본차. 그러나 일본 브랜드들이 과거 디젤 게이트 사태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토요타와 닛산은 최근 허위·과장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등의 철퇴를 맞았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은 일본차

공정위는 최근 일본 브랜드들의 과장광고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 더 나아가 검찰 고발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1월15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토요타에게 광고중지 및 시정명령을 내리고 8억1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에 과장광고로 적발된 차종은 국내에 출시된 2015~2016년식 SUV 라브4다.


공정위가 지적한 부분은 토요타가 해당 모델의 안전등급을 사실과 다르게 안내했다는 것. 토요타 측은 라브4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로부터 ‘최고안전차량’에 선정됐다고 홍보했다. 물론 이 같은 내용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만 적용되는 얘기다.

국내 판매된 라브4에는 미국 판매용과 달리 안전보강재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보강재가 없는 모델은 IIHS 운전석 충돌실험 결과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모델이 최고의 성적을 받은 모델로 탈바꿈된 것. 국내 도로 위를 달린 라브4는 IIHS가 선정한 최고안전차량이 아니라는 얘기다.


공정위는 토요타 측이 차량 정보를 나타내는 카탈로그 등에 이를 게재하면서 작은 글씨로 ‘국내 출시 모델의 실제 사양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표기했지만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의결서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라며 “(의결서가) 도착하면 관련 내용에 대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결서를 받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닛산. /사진=뉴스1 공정식 기자
닛산. /사진=뉴스1 공정식 기자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닛산은 ‘뻥튀기 연비’로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위는 대기환경보전법과 유로6 등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허위광고한 한국닛산과 닛산 글로벌 본사에게 시정명령 및 과징금 9억원을 부과했다. 특히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차량은 인피니티 Q50 2.2d 모델이다. 한국닛산은 2014년 2~11월 이 모델의 연비를 15.1㎞/ℓ로 표기했다. 하지만 실제 연비는 14.6㎞/ℓ였던 것. 실제 연비와 광고 연비는 0.5㎞/ℓ 차이를 보였다. 한국닛산은 닛산본사로부터 받은 시험성적서에 명시된 연비 데이터를 조작해 관계부처의 승인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차량을 광고했다.


뿐만 아니다. 한국닛산과 닛산본사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캐시카이 디젤 모델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관련법상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유로6 기준을 마치 충족한 것처럼 홈페이지 등에 허위로 게재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인피니티 Q50 2.2d와 닛산 캐시카이에 관한 공정위 결정을 닛산에서 중요 사안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닛산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한국을 비롯한 각 시장에서 모든 관련 법률과 규정 준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한국닛산은 공정위에서 의결서를 받게 되면 내용을 신중히 검토한 뒤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잘 나가던 일본차 제동 걸릴까

예상치 못한 허위·과장 사태에 직면한 일본 브랜드. 이들은 모두 이번 사안에 신중한 입장이다. 자칫 잘 나가던 최근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객신뢰를 잃은 수입 브랜드들은 판매활동에 제약이 뒤따르는 등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디젤 게이트 사태로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판매정지 처분을 받아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잃었다. 가장 최근에는 화재논란 속 BMW의 지난해 총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15% 감소한 5만여대에 머물렀다. 이렇다보니 토요타, 닛산 등도 이번 사건으로 판매량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토요타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캠리 하이브리드의 성공을 발판으로 누적 판매량 1만6774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3.4%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닛산은 505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한 판매실적을 올렸지만 신차 부재, 모델 노후화 속에도 나름 선방했다. 특히 올초 출시한 중형SUV 엑스트레일과 오는 3월 출시예정인 순수 전기차 2세대 리프로 판매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사건인 아우디,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수입차 논란은 연례 행사처럼 터져나오고 있다”며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시장에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사건으로 고객신뢰를 훼손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수입차들의 공격적인 가격인하로 브랜드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정적 이슈로 고객신뢰에 타격을 입는다면 충성고객을 잃고 판매감소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577호·5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