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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 정약용 선생의 초상화와 목민심서. / 사진제공=남양주시 |
17년간 긴 귀양살이를 끝내고 정약용은 필생의 저서 <목민심서>를 48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으로 탈고하면서 서문에 쓴 글 일부다.
<목민심서>는 백성을 살려낼 방법으로 목민관들의 행정 규범을 저술한 책이다. 백성을 돌봐주고 부양하고자 했던 마음에서 다산은 ‘목민'(牧民)이란 이름을 붙였다. 목민은 ‘소나 양을 돌보듯 백성을 잘 보살펴 안녕한 삶을 누리도록 한다’는 뜻으로 당시 자신은 전혀 이를 실천할 방법이 없었기에 ‘마음으로 전하는 책’이라 ‘심서'(心書)라 했다.
이 책은 조선 후기의 사회경제사 사전이라고 할 만큼 생활의 모든 것이 망라됐다. 지방 수령으로 임명받아 행장을 꾸리고 부임하는 대목부터 바른 몸과 마음가짐에 대한 율기(律己), 각종 의례·절차에 관한 내용인 봉공(奉公),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 그다음 이·호·예·병·형·공, 6개 분야에 걸친 수령의 행동지침, 마지막으로 자연재해로 굶주리는 백성들을 보살피는 진황(賑荒) 방법 등을 담았다.
또 오늘날 자서전에 해당하는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을 통해 <목민심서>는 “현재 법을 토대로 해서 우리 백성들을 돌봐주자는 책”이라고 전해준다. <목민심서>는 일종의 지방행정 지침서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어진 정치와 백성 사랑이다 .
다산은 “백성은 토지를 밭으로 여기지만 아전들은 백성을 논밭으로 삼는다”고 탄식했다. 아전을 단속하고 감시하는 일이야말로 목민관이 해야 할 가장 큰 일이자 힘든 일 중 하나였를 정도였다. 오늘날 공무원 부정부패를 막는 일과 비슷하다.
공평한 세금, 부패 없는 공납의 문제 해결은 당시에 큰 사회적문제였던 것이다. 지방 관리들이 전세(토지 소유세)와 공부(貢賦·세금 유형 중 각 지방 토산품을 거둬들이는 형태)를 제대로 처리할 줄 몰라 아전들의 농간에 휘말렸다. 아전들의 탐학한 악행이야말로 가장 큰 적폐였던 셈이다. 다산은 이런 폐단으로부터 백성들이 착취와 탐학의 굴레에서 벗어날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법과 제도를 통째로 개혁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한 목민관도 최소한 공정성과 청렴성을 갖고 관행 청산을 하도록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다. 아전들의 적폐만이라도 제대로 청산해 백성들이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면 목민심서의 저술은 성공적이라고 것을 이 책으로 말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백성을 정치의 본위에 두는 민주주의적인 생각이 보인다. 오늘날 실제 행정에서 실천한다면 '공정사회','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오늘날 목민심서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 하나를 찾는다면 ‘공정·공평·공익’이다. 공(公)을 위해 일하고 사(私)는 반드시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경기도는 '공정·공평·공익’ 실현을 위한 생활 속 24개 분야 불법예방 '생활적폐 청산 특별위원회'를 조직,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공정경기'를 실현하는 이재명발 '적폐청산'이다. 이어 도민 5만명 이상이 청원한 내용에 대해서는 도지사나 해당 부서장이 직접 답변하는 '도민청원제'를 실시한다. 또 손쉽게 정책을 제안하거나 발안하고 민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 행정 서비스인 '경기도의 소리(VOG) 서비스'도 적극 도입했다.
정부와 여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도 범정부적인 감찰 시스템을 가동하고 공직기강 잡기에 나서고 있다.
제도를 통한 방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작은 불합리, 이는 정약용이 목민심서 서문에 말한 것처럼 “관행이나 읍례(邑例)라는 이름으로 쌓여 있는 '생활적폐'만이라도 제대로 청산해도 백성이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새겨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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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김동우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경기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우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