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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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부 김모씨(33)는 주변 지인으로부터 백수오 구입을 권유받았다.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 구입 안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 김씨도 거부감 없이 백수오를 홈쇼핑에서 구입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해당 제품이 가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2. 대학생 정모씨(27)는 홈쇼핑에서 중국 여행상품을 구매해 인천공항을 떠났다. 현지에서 가이드와 함께 버스에 탑승 중이던 정씨와 같은 상품 이용객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갑자기 버스기사가 운행을 멈췄기 때문이다. 이유인 즉슨 한국 여행사가 갑자기 폐업해 운행요금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기사가 버스운행을 중단한 것이다.

두 이야기는 3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가짜 백수오 사태’와 여행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 ‘온누리여행사 폐업’ 사례다. 최근 몇년 새 발생한 대표적인 홈쇼핑을 통한 중소기업 제품 구입 피해 사례다. 특히 두번째 사례는 홈쇼핑 입점업체 중 영세업체가 많아 판매 도중 부도가 나는 등 홈쇼핑사들이 떠안아야 할 리스크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부의 깐깐해진 재승인 요건 탓에 중소기업 제품 비중을 줄일 수도 없는 형편이라 홈쇼핑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깐깐 심사에도 못 걸러내

국회 정무위원회 이태규 의원(바른미래당)이 국민권익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TV홈쇼핑 관련 피해구제는 총 3122건이며 품질A/S 관련 신청이 125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계약관련(계약불이행·해지위약금·청약철회 등) 불공정 피해가 1141건, 표시광고 부적절 290건, 부당행위(부당채권추심 등) 225건, 기타 거래관행 및 서비스불만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원 측에 따르면 품질과 계약관련 피해구제 대부분이 중기 제품 구입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업체의 고민도 커졌다. 지난 5년 반 동안 상위 6개 TV홈쇼핑사에 대한 피해구제 신청 접수는 총 1517건으로 그중 홈앤쇼핑이 39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GS홈쇼핑 297건, 현대홈쇼핑 249건, 롯데홈쇼핑 247건, CJ오쇼핑 237건, NS홈쇼핑 95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판로 확대 차원에서 설립된 사업자이기 때문에 중기 제품 의무 방송편성 비율이 80%에 달한다. 결국 피해구제 신청 접수건수가 2위사인 GS홈쇼핑보다 약 100건이나 많았다. 중기 제품 편성비율이 높다보니 소비자 피해도 그만큼 많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업체의 경우 자사 제품 판매방송 자체가 엄청난 기회”라며 “결국 이들이 부실제품을 속이고 판매에 나서는 경우가 있어 피해사례가 대기업 제품보다 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나홀로쇼핑족 느는데… 홈쇼핑, 커지는 '중기제품 리스크'

이에 홈쇼핑 업체들은 중기 제품의 경우 더욱 깐깐한 심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한명의 상품기획자(MD)가 수백개의 업체를 관리하면서 모든 리스크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최근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판로 환대를 위해 1:1 MD상담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허술한 영세업체를 걸러내기 위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결국 중기 제품 판매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안고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홈쇼핑 책임, 정부가 보완해야

사정이 이렇다보니 홈쇼핑 업체들의 중기 제품 편성 비율은 소폭 상승세를 보이지만 크게 늘지는 않았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상반기 TV홈쇼핑 중소기업 편성 비율과 프라임 타임 편성 비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재승인 사업계획서에 제출한 중기 제품 편성 비율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홈쇼핑 업체들은 과기부로부터 사업 재승인을 받기 위해서 자체 계획한 중기 제품 편성 비율을 지켜야 한다.

롯데홈쇼핑은 전체 방송 대비 중기 제품 판매 비중을 70% 편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상반기 64.6%에 불과했다. CJ ENM은 55%를 계획했지만 실제 편성 비율은 53.3%로 목표에 미달했다. 

상품 판매가 집중되는 시간대인 ‘프라임 타임’에도 계획한 편성 비율을 지키지 못했다. TV홈쇼핑 업계의 ‘프라임 타임’은 하루 중 판매 프로그램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다. GS홈쇼핑의 계획은 50%였지만 실제 편성은 48.1%를, 롯데홈쇼핑은 계획 60%에서 편성은 58.1%에 그쳤다. 현대홈쇼핑도 계획 56.5%에 미달한 54.7%를 기록했다.

심지어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목표로 설립된 홈앤쇼핑도 프라임타임에서는 중기 제품 편성 비율 80%를 넘기지 못했다. 2017년 홈앤쇼핑의 프라임타임 중기 제품 편성 비율은 75.3%에 그쳤으며 지난해 1~5월 기간에도 78.5%를 기록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중기 제품 편성 비율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것에 대해 꼭 제품 리스크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중견기업 제품 계약 시 특정 편성시간을 원하는 경우가 있어 무조건 중기 제품을 우선 편성하기 어렵다”며 “최근 중기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대기업 제품 매출 대비 높은 편은 아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시간대 배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 제품 판매에 따른 리스크 부담을 홈쇼핑사에 떠넘기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중기 활성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백수오 사태 때도 홈쇼핑 업체들이 피해액 환급, 방송 정지 등 모든 피해를 떠맡았다”며 “정부 차원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9호(2019년 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