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LG전자의 휴대전화를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15분기 연속 적자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3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한해에만 79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가 시작된 2015년 2분기부터 누적된 적자를 더하면 2조원이 넘는다.

LG전자는 한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단말기부문 경쟁자라 불렸다. 2011년 출시한 옵티머스LTE부터 2014년 출시한 LG G3까지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후발주자의 설움을 만회하는 듯 했다.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은 2015년 LG G4부터다.


G4는 등장부터 부정적인 반응에 부딪혔다. 가죽재질의 제품 후면 마감을 두고 여론은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손에 쥐는 감촉은 좋았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후에도 악재는 계속됐다. G4의 메인보드 불량으로 단말기가 수시로 재시동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 초반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던 LG전자 측은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자 메인보드 불량을 시인하고 무상수리라는 강수를 빼들었다. 하지만 여론은 이미 싸늘하게 식은 뒤였다.


이후 G5, G6, G7, V20, V30, V40 등 6개 모델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고 적자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조준호 사장, 황정환 부사장 등 MC사업본부를 구원하기 위해 등판한 최고경영자(CEO)들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말 LG전자는 HE사업본부를 이끄는 권봉석 사장을 새 구원투수로 낙점했다.

LG전자의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가 연일 성공가도를 달리는 데 따른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 사장이 MC사업본부를 담당하고 처음으로 공개하는 스마트폰인 LG G8씽큐(이하 G8)가 LG전자의 MC사업본부를 구원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G6 출시 당시 LG전자가 진행한 옥외 점등광고. /사진=LG전자
G6 출시 당시 LG전자가 진행한 옥외 점등광고. /사진=LG전자

◆첨단기술 탑재하고 몸값 올릴까

LG전자는 이달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개막 하루 전 G8과 5G 스마트폰인 ‘V50 씽큐 5G’를 동시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5G 스마트폰으로 무게감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LG전자 측은 “두 모델 모두 중요하며 어느 제품에 무게를 둔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종합해보면 G8은 UHD 4K의 고해상도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6.1인치 19.5대9의 화면비율을 갖출 것으로 추정된다. 전작에서 처음 적용됐던 ‘노치디자인’도 그대로 적용한다. 다만 크기를 줄인 ‘물방울 노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치 디자인에는 듀얼카메라가 적용돼 광각촬영도 지원한다.

또 최첨단 3D 센서를 탑재해 카메라 기능도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비행시간 거리측정(ToF) 방식의 이 센서는 카메라와 결합하면 사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셀카를 찍을 때 더욱 자연스러운 아웃포커스(초점날리기)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센서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스피커가 디스플레이에 내장돼 화면에서 소리가 나는 ‘크리스털 사운드 올레드’(CSO)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진동판으로 활용해 화면 전체에서 소리가 형성되는 원리다.

또 단말기를 손으로 조작하지 않고 20~30㎝ 떨어진 거리에서도 손동작 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터치리스 인풋’ 시스템도 도입된다. 단말기의 핵심부품인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55가 탑재되며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 9.0 파이가 유력하다.

LG전자 MC사업본부 실적 추이. /자료=LG전자
LG전자 MC사업본부 실적 추이. /자료=LG전자

◆문제는 가격과 소비자 니즈

기능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흥행 성공 여부는 가격에 달렸다. 캐나다 통신사 망을 통해 유출된 정보와 외신을 종합해보면 G8의 가격은 1199.99캐나다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했을 때 101만5500원(12일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출시한 G7 씽큐의 국내 출고가는 89만8700원, 플러스모델의 출고가는 97만6800원이다. G8의 일반 모델이 전작보다 12만원, 플러스 모델보다도 4만원가량 비싼 셈이다. 국내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작보다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10주년 기념작 갤럭시S10의 존재다. 갤럭시S10은 G8보다 일주일 앞선 20일 공개된다. 특히 이번에는 갤럭시S10e 모델이 공개되면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갤럭시S10e는 약 84만원의 가격에 ▲엑시노스 9820 ▲3100mAh(밀리암페어시) 배터리 ▲5.8인치 플랫 디스플레이 ▲4·6GB(기가바이트) 메모리 등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실속을 찾는 소비자들이 대거 갤럭시S10e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LG전자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반등하기까지는 시장에서 실제 스마트폰을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LG전자의 스마트폰 부진이 과거 제품력과 시장대응력의 부족에 기인했다면 지금은 전반적인 스마트폰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회복할 기회를 찾지 못하는 것”이라며 “샤오미의 포코폰이 인도시장 공략에 성공했던 것처럼 시장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0호(2019년 2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