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잔을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잔을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 국빈방문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3일간의 방문 첫 일정으로 버킹엄 궁전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환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궁전 앞 잔디밭에서 진행된 환영행사에는 예포 82발이 울려 퍼졌다. 41발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하는 예포이고 나머지 41발은 다가온 여왕 즉위 66주년 환영 예포였다.


 환영식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카밀라 부부가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영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장녀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은 왕궁 발코니에서 환영행사를 지켜봤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 왕실 근위대의 사열과 양국 국가 연주가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궁전 안으로 안내해 비공개 오찬을 했다. 저녁에도 화려한 환영 만찬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장 내 공식 발언을 통해서는 양국간의 유대관계에 집중하는 듯했으나 만찬장 밖에서는 향후 이어질 무역 협상에 더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영국에서 족쇄가 걷어지면 큰 무역 거래가 가능할 것이며 이미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진행될 무역협상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가 영국을 방문하는 동안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은 미국의 가장 큰 수출 시장 중 하나이자 가장 큰 수입국 중 하나"라면서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EU를 탈퇴한 영국과의 야심찬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의 목표를 정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이 '포스트 브렉시트'와 관련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영국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영국 자유민주당 소속 정치인 빈스 케이블은 이날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규칙 기반 질서에 바탕을 둔 '글로벌 브리튼' 전략 파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있다. 또한 그는 기후변화협정, UN무기거래조약 등 영국 정부가 많은 정치적 자본을 투자해온 다자간 협정도 파기해왔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영국 전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조직됐다. 시위 주최 단체인 '투게더 어게인스트 트럼프'(Together Against Trump·함께 트럼프에 맞서자)는 만찬이 열리는 버킹엄궁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q방문 이튿날인 4일에는 트라팔가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곳 시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만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작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실무 방문 당시 사용했던 '아기 트럼프' 대형 풍선보다 더 큰 풍선을 만들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BBC는 런던뿐 아니라 맨체스터, 벨파스트, 버밍엄, 노팅엄 등 주요 도시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가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약 사흘간 영국에 머무른다. 4일에는 테리사 메이 총리와 회담을 진행하며 마지막 날인 5일에는 런던 근교 포츠머스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