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한국시간) 스웨덴과의 유로2020 예선 F조 4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스페인 역대 득점 공동 11위에 오른 세르히오 라모스. /사진=로이터
지난 11일(한국시간) 스웨덴과의 유로2020 예선 F조 4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스페인 역대 득점 공동 11위에 오른 세르히오 라모스. /사진=로이터

‘수트라이커’ 세르히오 라모스가 스페인 대표팀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스웨덴과의 유로2020 F조 예선 4차전에 선발 출전한 라모스는 후반 18분 마르코 아센시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A매치 개인 통산 20번째 골을 달성했다. 

이날까지 유로 예선 4경기에서 3골을 넣은 라모스는 스페인 대표팀 역대 득점 공동 11위에 올랐다. 프리메라리가(라리가)에서만 6차례의 득점왕에 오르며 총 251골을 넣은 전설적인 선수인 텔모 사라와 동률을 이룬 라모스다. 지난 3월 노르웨이전에서는 A매치 5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수비수답지 않은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라모스는 스페인 역대 A매치 득점 ‘TOP 10’ 진입을 가시권에 뒀다. 앞으로 4골을 더 넣으면 미첼 곤잘레스(21골), 훌리오 살리나스(22골),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23골)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게 된다. 특히 이들은 스페인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미드필더와 공격수였던 만큼 라모스의 득점 기록은 더욱 빛난다.


여기에 라모스는 아르헨티나의 1978년 아르헨티나의 월드컵과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에 기여했던 다니엘 파사레야의 수비수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에도 도전한다. 파사레야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소속으로 70경기에 출전해 22골을 넣었다.

라모스의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대표팀의 선배이기도 한 이에로는 89경기에 출전해 총 29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미드필더에서 수비수로 전향했던 이에로는 대표팀에서 수비수로 출전했을 때는 12골을 넣었기에 수비수 포지션기준으로는 라모스가 이에로에 앞선다.

이외에도 라모스는 스페인 A매치 역대 출전 1위 기록 경신도 눈앞에 뒀다. 스웨덴 전까지 총 165경기를 소화한 라모스는 3경기에 더 나서면 총 167경기에 출전한 이케르 카시아스를 제치고 스페인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올해 33세인 라모스는 수비수로서는 한창 더 뛸 수 있는 나이인 만큼 아메드 하산(이집트·은퇴)의 A매치 역대 최다 출전(184경기) 기록 경신은 물론 역대 최초 200경기 출전 기록에도 도전할 만하다.

골과 출장수를 제외하더라도 그동안 라모스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유로2008 당시 스페인이 44년 만에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데 공헌한 라모스는 2010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12까지 메이저대회 3연패를 일궈낸 ‘무적함대’의 최전성기 일원으로서 활약했다.


세비야 시절 풀백으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오른쪽 풀백과 센터백 역할을 모두 소화했던 라모스는 대표팀의 든든한 방패 역할을 자처하면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소속팀에서와 달리 165경기 동안 단 한 차례도 퇴장을 당하지 않는 안정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라모스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무려 123승을 쓸어 담았는데, 이는 A매치 역사상 가장 많은 승수다.

스페인은 물론,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살아있는 전설' 라모스. /사진=로이터
스페인은 물론,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살아있는 전설' 라모스. /사진=로이터

라모스의 활약은 대표팀에 국한되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클럽인 레알에서도 전설적인 선수가 된 라모스는 2005년부터 총 14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4회 우승, 라리가 4회 우승, 코파 델 레이(국왕컵) 2회 우승, FIFA 클럽 월드컵 4회 우승 등 타이틀을 쓸어 담았다. 

특히 라모스는 2013-2014시즌과 2015-2016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득점을 올리는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지난 시즌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한 후 소속팀 레알이 득점 빈곤에 시달리는 와중에 11골을 넣으며 카림 벤제마(30골)와 가레스 베일(14골)에 이어 팀 내 득점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최근 라모스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스페인 대표팀이 개최국 러시아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16강에 머물렀다. 여기에 레알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약스에 덜미를 잡히는 등 무관에 그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당시에는 ‘카드 세탁’을 감행했으나 2차전에서 팀의 1-4 대패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면서 역사에 길이 남을 ‘자충수’를 두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시즌 종료 후 기자회견을 통해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과의 불화설과 중국 이적설을 해명하면서 앞으로도 ‘레알맨’으로 남게 된 라모스는 에당 아자르 등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과 함께 레알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유로2020 예선에서 4전 전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세대교체 작업에 기여하고 있다.

어느덧 대표팀과 클럽에서 최고참이 된 라모스는 이전에 이뤘던 영광을 뒤로 한 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동안 각종 대회에서 숱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대단한 기록을 남겼던 라모스는 앞으로도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