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 헬스앤뷰티 스토어에 일본 브랜드 '키스미'가 세일 중인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7일 한 헬스앤뷰티 스토어에 일본 브랜드 '키스미'가 세일 중인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화장품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일본산 화장품은 매출이 급감했고 국내 화장품기업들은 일본산 원료 대체재 마련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 3사에서 SK-Ⅱ,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 일본 화장품 매출은 20%가량 줄었다.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에서도 한자릿수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A백화점의 지난달 1~25일 SK-Ⅱ, 시세이도 등 일본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줄었다. B백화점에서도 같은 기간 SK-Ⅱ는 23%, 시세이도는 21%, 슈에무라는 15% 매출이 감소했다. C백화점에서도 SK-Ⅱ는 19.4%, 시세이도는 10%, 슈에무라는 9.5%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대체재로 거론된 국산 제품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H&B 스토어 랄라블라가 지난달 15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일본 남성 화장품 우르오스의 매출은 전달보다 25.6% 줄었다. 반면 국산 남성 화장품 브로앤팁스의 매출은 26.1% 신장했다. 이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사이트인 ‘노노재팬’에서 우르오스의 대체재로 브로앤팁스를 소개한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노노재팬’ 효과는 다른 곳에서도 나타났다. 랄라블라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일본 헤어 브랜드 갸스비의 매출이 7% 감소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미쟝센 매출은 3.5% 신장했다. 일본 라이온사의 손 세정제 ‘아이깨끗해’ 매출도 12% 떨어진 대신 LG생활건강의 ‘메소드핸드워시’는 8.2%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 매출 감소세가 뚜렷하다”면서도 “입점 브랜드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일본 제품을 아예 빼기는 어렵다.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사이트인 ‘노노재팬’에 게재된 일본 화장품 목록. /사진=노노재팬 캡처
일본제품 불매운동 사이트인 ‘노노재팬’에 게재된 일본 화장품 목록. /사진=노노재팬 캡처


일본산 원료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업계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화장품 원료 규모는 1억3489만달러로 전체 수입된 원료 중 24%를 차지한다. 단일국가 중 비중이 가장 높다.

최근 불매운동이 일본산 제품을 넘어 원재료까지 번지는 상황에서 국내 화장품업계는 대체재 마련에 고심이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대체 원료 확보와 기존 원료 국산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미 국내 화장품업계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부터 일본산 원재료 의존도를 줄여왔다. 이전까지 50%가 넘던 일본 화장품 원료 수입 비중은 최근 3년새 20%대로 뚝 떨어졌다.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OEM)·생산자개발방식(ODM)기업들도 일본에 의존하던 화장품 원료를 국산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스맥스의 경우 미국과 중국, 태국 등 현지 법인을 통해 원료를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콜마도 원료 다변화와 국산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은 일본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상황”이라며 “한일 갈등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국산 원료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