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구미시에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양극재공장을 건설한다. 지난달 25일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투자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부터), 장세용 구미시장, 문재인 대통령, 이철우 경북지사, 김동의 한국노총구미지부 의장.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은 구미시에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양극재공장을 건설한다. 지난달 25일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투자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부터), 장세용 구미시장, 문재인 대통령, 이철우 경북지사, 김동의 한국노총구미지부 의장.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이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사업에 힘을 싣는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이차전지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배터리의 근간인 소재에서부터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배제로 주요 소재의 국산화 필요성이 커진 점도 LG화학의 행보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양극재사업을 확대, 내재화율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양극재 주목 이유는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과 함께 이차전지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소재다. 구성하는 재료에 따라 리튬코발트(LCO), 리튬니켈코발트망간(NCM), 리튬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리튬망간(LMO), 리튬철인(LFP) 등이 있으며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NCM이다.


양극재는 전체 배터리 재료비의 30~4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소재이자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꼽힌다. 앞으로의 성장 전망도 밝다. 세계 전기차시장 규모가 지난해 197만대에서 2025년 1170만대로 연평균 33%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소재도 고공성장이 예상되기 때문.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양극재료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91억달러이며 2025년 296억달러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LG화학이 양극재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지난 7일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에 있는 화유코발트 본사에서 현지 경영진과 미팅을 갖고 현지 합작법인 사업 진행 과정을 점검했다.

화유코발트는 LG화학과 배터리사업을 협력하는 업체다. LG화학은 앞서 지난해 4월 화유코발트와 2020년까지 총 2394억원을 출자해 전구체 및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한 바 있다. 화유코발트가 양극재 들어갈 원재료인 코발트를 공급해 합작법인에서 양극재를 만들고 LG화학이 다시 이 양극재를 활용해 배터리를 체계를 구축키로 한 것이다.


장수성 우시시에 들어설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은 LG화학이 1561억원을 출자해 51%의 지분을 갖는다. 이 공장에서는 연산 4만톤 규모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이 시작되며 수요증가 시 연산규모를 1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양극재공장 신·증설 투자를 공격적으로 전개 중이다. LG화학은 구미시 국가산업 5단지 내 6만여㎡ 부지에 5000억원가량을 투자해 연산 6만톤 규모의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공장은 내년 중 착공해 2024년 완공이 목표다. 구미공장 투자와 더불어 기존 2만5000톤 규모의 청주공장의 생산능력도 현재의 두배 이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배터리 성능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배터리 성능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투자시기도 ‘최적’

LG화학의 양극재사업 투자는 무엇보다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주요 산업분야 소재와 부품의 일본산 의존도를 줄여야한다는 국가적 인식이 대두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투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양극재의 경우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이 제한적인 품목이다. 배터리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리튬이온 2차전지 재료의 일본 의존도’ 보고서에서 양극재 등 4대소재의 일본 의존도를 ‘낮음’으로 분류했다. 더욱이 양극재는 중국 샨샨, 벨기에 유니코아 등 일본 외 기업들의 글로벌 점유율이 높아 수출규제 영향이 발생할 경우 공급처 다변화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LG화학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있기 전부터 꾸준히 양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소재의 공급선 다변화와 내재화율 확대를 추진해왔다.

실제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달 9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재들은 이전부터 거래선 다변화 노력을 해왔다. 소재를 내재화하거나 통상 2~3개 업체를 이용하는데 한국, 중국, 일본은 물론 경우에 따라 유럽과도 거래한다”며 “이는 원래부터 회사의 목표였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제재 확대 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어 ‘그럴 수 있다’는 가정하에 시나리오 플래닝에 들어갔다”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최근의 투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욱이 정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주요소재의 탈일본 및 국산화를 진행하는 기업에게 앞으로 세제감면을 비롯한 대대적인 지원책을 약속한 만큼 LG화학 역시 이를 활용해 투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양극재 투자를 바탕으로 핵심소재 내재화를 통한 국산화율 제고에 박차를 가해 전지분야의 사업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는 소용량의 20%를 내재화하고 있고 80% 정도를 일본, 중국, 국내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앞으로 내재화율을 35%까지 확대하고 협력업체를 합치면 국내에서 조달하는 소재 비중이 3~4년 후에는 50%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6호(2019년 8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