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4월 미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입성하자 이라크에 사는 쿠르드인들이 성조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2003년 4월 미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입성하자 이라크에 사는 쿠르드인들이 성조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터키와의 전쟁 위협에 직면한 쿠르드족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구상 최대의 유랑민족 중 하나인 쿠르드족은 중동 내에 흩어진 사람들을 합치면 그 수가 4위에 이를 정도로 적지 않은 인구수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터키와 이란, 이라크의 험준한 국경 산악 지대인 이른바 '쿠르디스탄'에 머물고 있다. 이들이 머물고 있는 지역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터키 영토에 해당한다.

쿠르드족은 지난 1978년부터 쿠르드노동당(PKK)을 조직,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터키는 PKK 자체를 불법 조직으로 보고 이들의 군대인 인민수비대(YPG)에 대한 공격을 이어 왔다.


미국은 이러한 쿠르드족의 독립 열망을 그동안 전략적으로 이용해 왔다. 지난 1991년 걸프전 종전 이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제고를 위해 쿠르드족의 독립운동을 부추긴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인근 쿠르드족 민병대를 끌어들여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또 지난 5년 간 YPG를 지원하며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자국의 정치적 안정을 헤친다고 판단, 지난 7일(현지시간) YPG를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했다.


미국은 터키의 참전 요청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라면서도 "반대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애매한 태도를 보여 사실상 터키의 쿠르드족 토벌을 용인했다. 더불어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에 그간 IS 토벌에 힘을 보탰던 YPG는 성명을 내고 "지금 우리를 버리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라고 호소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쿠르드족 관리들이 시리아에서 미군의 완전 철수를 막거나 최소한 연기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완전한 철군은 쿠르드족을 위험에 빠트릴 뿐만 아니라 IS의 부활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미 국방부는 조나단 호프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의 군사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라고 못박아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미군의 시리아 철수가 거론된 이후 미국과 터키는 시리아-터키 국경에 쿠르드족 안전지대를 설치하자는 논의를 해 왔으나 이 역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