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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 1위 기업인 포스코가 사업 다각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동력은 ‘2차전지사업’이다. 지난해 8월 포스코는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 연산 5000톤 규모의 해외 첫 양극재 공장을 착공하면서 2차전지사업에 뛰어들었다. 비슷한 시기 포스코는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갤럭시리소스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리튬(2차전지 소재) 염호를 2억8000만달러(약 3120억원)에 인수했다.
포스코의 목표는 핵심사업인 철강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비철강부문도 확실히 챙기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사업 등 미래 먹거리가 될 신성장동력을 육성해 철강업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전략이다.
◆최정우 회장, 취임과 동시에 비철강 드라이브
“비철강사업을 육성하겠다.” 2017년 7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식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첫마디다. 최정우호 포스코는 전기차시대를 대비해 2차전지 소재인 양·음극재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 17조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생산규모 기준으로는 현재 2만톤 정도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4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는 첫 단추를 지난해 8월 착공한 중국 저장성 양극재 공장으로 꿰었다. 이 공장은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중국의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으로 회사명은 절강포화다. 절강포화 지분은 포스코 60%, 화유코발트 40%로 나뉜다.
| 포스코 중국 양극재 공장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
절강포화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와의 합작으로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공장입지도 유리하다. 글로벌 전기차용 이차전지 제조사들의 생산기지와 인접한 중국 통샹시에서 양극재를 직접 생산·판매함으로써 현지 마케팅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포스코는 기대한다. 절강포화의 본격적인 가동시점은 올해 말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합작법인 설립으로 안정적인 원료 수급 구조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의 원료사업에도 진출해 사업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포스코는 호주 자원개발 업체인 갤럭시리소스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를 매입했다. 포스코가 광권을 확보한 염호는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호수의 북측 부분이다. 서울 면적의 약 33%에 해당하는 1만7500ha 규모다. 이 염호에는 앞으로 20년간 매년 2만5000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염수가 담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월 포스코는 호주 리튬광산업체인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 연간 3만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리튬정광을 장기 구매하기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아르헨티나 염호를 추가 확보했다. 포스코는 2021년부터 리튬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르헨티나에서 생산되는 수산화리튬 및 탄산리튬은 그룹의 2차전지 소재사업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 2차전지 회사에도 리튬을 공급해 원료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리튬 추출 기술도 눈에 띈다. 포스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가지 리튬 추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 ▲폐2차전지에서 인산리튬을 추출해 리튬을 생산하는 기술 ▲리튬정광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 등이다. 원료 수급 상황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라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관련제품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9년 6월 포스코는 ‘포스코그룹 2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다. 포스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코케미칼은 RIST 포항본원 실험동에서 포스코그룹 2차전지소재연구센터의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2차전지 양극재, 음극재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2차전지소재연구센터의 연구인력은 RIST와 포스코케미칼의 연구인력을 통합해 총 85명으로 구성된다. 꾸준히 인력을 충원해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2차전지소재연구센터에서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고용량 양·음극재 제품’과 배터리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지소재 신공정기술’, 차세대 전지를 위한 ‘핵심소재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한다.
◆철강사업 실적 개선에도 신경
포스코에게 과제는 있다. 본연의 철강사업 실적도 챙겨야 하는 것이다. 철강제품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올 3분기 포스코 실적 개선에 제동을 걸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톤당 65.65달러로 저점을 찍은 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5월, 5년 만에 100달러 벽을 뚫었고 7월에는 120달러선까지 넘겼다. 8월 이후 조정 양상을 보였지만 여전히 철광석 가격은 90달러선에 형성돼 있다.
철광석 가격 급등 배경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회사 발리 소유의 브라질 광산 댐 붕괴였다. 올 초 발생한 이 사고 탓에 발리는 올해 계획한 생산량의 10%에 달하는 4000만톤 감산 계획을 내놨다. 조업 정상화에는 2~3년이 걸릴 전망이다.
철광석 가격 부담은 전방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업황 부진과도 맞물렸다. 전방산업이 순항 중이라면 뛴 철광석 가격만큼 철강제품 가격을 올리면 되지만 조선, 자동차 모두 시황 부진에 고전 중이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조선업계는 지난 3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통해 철강업계가 조선사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입장을 보냈을 정도였다.
실적이 현실화하면 지난 2분기까지 8분기 연속 이어져 온 포스코의 1조원대 영업이익 행진은 마침표를 찍게 된다.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3분기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게 된다. 포스코의 올 1,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9.1%, 14.7% 줄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 때문에 철광석 3분기 평균 가격은 2분기 대비 7달러 정도 올랐고 이는 3분기에도 영업이익 둔화가 추정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 임원워크숍서 무슨 말 꺼내나
최 회장은 11월 5~7일 인천 송도 포스코 인재창조원에서 하반기 그룹 임원 워크숍을 연다.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등 계열사 임원 2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열리는 임원 워크숍은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주요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최 회장이 맞닥뜨린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최 회장이 어떤 화두를 던질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최 회장이 선포한 기업시민 가치 확대 방안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기업시민이란 시민처럼 기업 역시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가진다는 의미다. 최정우 회장은 최근 최태원 SK회장과 기업시민 가치를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6호(2019년 10월29일~11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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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시대 미래산업부 전민준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