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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업계 1, 2위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해외에서도 라이벌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롯데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사업자로 선정되자 신라면세점은 세계 1위 기내면세업체 지분 인수와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점 독자운영으로 반격에 나섰다. 양사가 승부를 펼치면서 글로벌 면세영토 전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 호주 브리즈번공항 롯데면세점. /사진제공=롯데면세점 |
◆창이공항 승자는 롯데… 반격 나선 신라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4일 싱가포르 창이공항 1~4 터미널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최종 사업권을 낙찰받았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6월부터 6년간 창이공항 입·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할 예정이다. 면적은 총 8519㎡(2577평)로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해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창이공항은 이용객 기준(2017년 약 6157만명) 세계 6위의 대형 공항이다. 이번 입찰에는 신라면세점도 출사표를 던졌는데 결국 롯데면세점이 승기를 잡았다. 앞선 해외 면세점 입찰에서 신라면세점에 번번이 사업권을 뺏긴 롯데면세점이 이번에는 자존심을 회복한 것이다.
이에 질세라 신라면세점은 미주 면세점사업 진출로 반격에 나섰다. 호텔신라는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세계 1위 기내면세점업체인 ‘쓰리식스티’사의 지분 44%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취득금액은 1억2100만달러(약 1420억원)로 호텔신라 전체 자기자본의 1.9% 수준이다.
미국 쓰리식스티사는 세계 20위 면세사업자이며 기내면세사업자 가운데 1위다. 세계 41개 이상의 면세점 매장과 총 21개 항공사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미주지역 교두보를 확보하고 글로벌 면세 진출을 가속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라면세점은 지난 7일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독자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은 2014년부터 홍콩 소재 면세업체인 Sky Connection과 합작사를 설립해 마카오공항 면세점을 운영해왔으나 이번 신규 사업자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신라면세점은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점 전체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North Side’ 권역 1122㎡(약 339평)를 2024년 11월까지 5년간 운영한다. 이를 통해 5년간 총 6억달러(7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싱가포르 창이공항 신라면세점. /사진제공=호텔신라 |
◆해외서 맞붙는 토종 라이벌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해외에서 맞붙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업체는 2013년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사업권 입찰에도 동시에 참여했다. 당시에는 신라면세점이 운영권을 따냈다. 이후에도 양사는 2014년 마카오공항, 2017년 홍콩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놓고 경쟁했고 사업권은 전부 신라면세점에게 돌아갔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국내 1, 2위와 글로벌 2, 3위를 다투는 라이벌이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해외 13개 지점을 포함해 전세계 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해외 5개, 전세계 10개 지점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국내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했다. 이후 현지에 적합한 비즈니스모델과 39년간의 운영 노하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지역에 진출하며 다시 한번 국내 면세업계 최초 기록을 썼다.
지난해까지 7개였던 롯데면세점 해외점포는 올 들어 두배로 불어났다. 올 하반기 베트남 다낭 시내점 개점도 예정하고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 창이공항까지 더하면 해외 8개국(인도네시아·미국·일본·태국·베트남·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에서 15개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롯데면세점의 해외 매출은 2014년 55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400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베트남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해외사업은 적자를 벗지 못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신규시장 진출 가속화를 통해 2020년 해외사업 매출 1조원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진출 규모로 보면 롯데면세점이 압도적이지만 매출 규모는 신라면세점이 월등하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국내 면세사업자 최초로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4조2000억원)의 25%를 넘은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2014년 싱가포르 창이 공항을 시작으로 본격 해외 진출에 나섰다. 이후 인천, 싱가포르 창이, 홍콩 쳅랍콕 등 아시아 3개 국제공항에 사업장을 보유한 세계 유일 면세사업자가 됐다. 특히 신라면세점은 공항면세점의 꽃인 화장품·향수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 주력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좁다”… 해외로 눈 돌리는 이유
국내 면세업계가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을 꾀하기 위해서다. 국내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 2017년 사드 사태를 통해 알 수 있듯 국내 면세시장은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게다가 정부가 이달 대기업 시내면세점 5곳(서울 3곳)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점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이 따이궁(중국 대리구매업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은 13조9201억원로 총매출(18조9602억원)의 73.4%를 차지했다. 지나친 따이궁 의존도로 인해 외부 변수가 재발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과도한 송객수수료도 수익성 악화 요인이다.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송객수수료 지급현황’에 따르면 시내면세점이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지급한 송객수수료 비용은 2015년 5630억원, 2016년 9672억원, 2017년 1조1481억원, 2018년 1조3181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시내면세점 매출은 2015년 6조1834억원, 2016년 8조9066억원, 2017년 11조1168억원, 2018년 15조3521억원으로 늘었다. 해마다 매출의 9~11%는 송객수수료로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돌아간 셈이다. 면세점 간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송객수수료 지출로 인한 ‘제 살 깎아먹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외부 요인에 따라 수익성이 들쭉날쭉한 반면 해외시장은 열려 있다”며 “산업의 안정성, 영속성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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