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 항구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한 선원(왼쪽)이 보호장비를 갖춘 근로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사진=로이터
일본 해상에서 격리 중인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해 감염병포비아를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의 안일한 대처가 집단발병 사태까지 이어졌다. 승객 전원이 배에서 내린 홍콩크루즈선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11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요코하마(橫浜)항 앞바다에 격리 형태로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65명이 더 확진됐다.


지난 5일 10명의 집단 감염이 처음 확인된 이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의 감염자 수는 모두 135명에 달했다. 일본당국이 크루즈선에 승선한 3600여명 중 100여명이 발열 등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감염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콩 1800명 전수 진단, 일본 1000명도 못해


홍콩은 일본의 경우와 사뭇 다르다. 홍콩 해상에서 격리돼있던 크루즈선 '월드드림'호 탑승자 3600여명 전원이 배에서 내렸다. 이 배는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승객 4000여명을 태우고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해 베트남을 다녀왔다. 이 중 승객 8명이 신종코로나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홍콩보건당국은 지난 5일 카이탁 크루즈 터미널에 정박시키고 승무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전수조사는 하루만에 끝났고, 승객 1800여명은 신종코로나 확진자와 직접 접촉한 적이 없어 검사를 받지 않고 배에서 내렸다.

일본크루즈에서는 지난 5일 10명의 양성반응이 확인된 이래로 9일까지 70명의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지난 10일 65명의 집단감염 사태까지 벌어졌다. 당시 일본보건당국은 승객 중 발열 등 증상을 호소하면 검체를 채취해 순차적으로 검사를 진행한 방법이 오히려 악수가 됐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확진자와 유증상자를 격리시키고 나머지 승객 전원을 전수조사했다면 집단발병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일본환경감염학회는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전문팀을 크루즈선에 파견하기로 했지만 이미 신종코로나의 집단발병이 이뤄진 터라 일본크루즈선 내에 2차, 3차 감염 피해가 예상된다.


◆성공적인 도쿄올림픽 개최 욕심이 불러온 패착

일본크루즈선의 신종코로나 집단발병이라는 패착과 함께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일본정부의 염원도 무너졌다. 일본은 크루즈선 발병자를 일본외로 분류하고 있다. WHO도 일본으로부터 기금 1000만 달러를 지원받고 이들을 기타지역으로 분류했다. 일본크루즈선은 일본 외라는 말이다. 이는 곧 성공적인 도쿄올림픽 개최와 연관된다.


도쿄올림픽을 5개월 앞둔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 사무총장은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예정대로 개최된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5일을 기점으로 오는 19일 선상격리 조치가 해제되면 일본의 신종코로나 감염자 수는 161명으로 중국 다음 2번째다. 이 경우 일본 전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장 오는 19일 일본크루즈선의 선상격리 조치가 해제될지도 미지수다”라며 “승무원이나 승객 혹은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구분해 전수조사를 했다면 집단발병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