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1년5개월만에 멈추게 됐다. /사진=머니투데이DB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둘러싼 갈등이 끝을 향해 달려가는 형국이다. 타다는 지난달 19일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서비스 시작 1년5개월만에 멈춰서게 됐다.

타다금지법이 법사위를 통과하기 직전인 지난 2일 이재웅 쏘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금지법을 철회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타다의 최대주주로서 앞으로 타다가 잘 성장해서 유니콘(자산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되거나 기업공개를 해 제가 이익을 얻게 된다면 그것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타다의 성장으로 인한 이익이 우리사회의 모든 젊은이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다”는 말을 보태며 타다금지법 철회를 호소했지만 공염불이 됐다.


타다금지법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 개정안의 별칭으로 관광 목적을 제외하고 11인승 승합차에 운전자 알선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안의 통과로 타다의 기본이 되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앞으로 1년6개월안에 서비스를 종료해야 한다. 차량과 기사를 한번에 빌려주는 승합차 차량호출 서비스인 타다베이직은 앞으로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로부터 플랫폼 운송사업자로 허가를 받고 택시 면허 총량제를 따라야 한다.

박재욱 VCNC 대표는 “타다는 170만 국민의 안전한 이동, 1만2000명 드라이버의 더 나은 일자리, 택시기사의 더 나은 수익을 위해 행복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타다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타다금지법 통과를 강하게 주장하는 의원들과 국토부를 설득하지 못했다. 조만간 타다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수정안까지… 끝내 타다 막은 국토부

개정 전 여객법 제34조는 렌터가 사업자는 사업용 자동차를 빌린 사람에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다만 시행령 제18조에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운전자 알선을 허용했다. 타다는 이 조항을 근거로 11인승 승합차를 승객에게 단기간 알선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당초 박홍근 의원은 여객법 개정안을 통해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타다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발의했다. 여객법 개정안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한 종류로 제도화해 총 세가지 유형(플랫폼운송사업(1유형), 플랫폼가맹사업(2유형), 플랫폼중개사업(3유형))으로 규정했다. 또 이를 공항과 항만에서만 대여할 수 있도록 규정했고 대여 시간도 현재와 같은 초단기를 금지하고 6시간 이상 대여하는 경우에만 허용하는 조건을 더했다.


여객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던 지난달 14일 법원이 타다에 무죄 판결을 내리자 국토부는 수정안을 내놨다. 국토부는 수정안을 통해 플랫폼운송사업 1유형에 차량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렌트카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국토부는 타다를 법의 테두리안으로 묶었고 플랫폼운송사업을 ‘운송플랫폼과 자동차를 확보해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해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정의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1심 판결 때문에 수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서 정하기로 했지만 타다 측이 믿지 않아 렌트카 부분을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장점은 모호했던 시행령을 근거로 불안하게 서비스 하는 스타트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고 사업의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플랫폼운송을 법으로 규정해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마무리하고 문제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T는 기존 택시 면허를 운행 차량에 맞게 매입하고 택시기자 자격을 보유한 운전자를 채용했다. /사진=뉴스1
다만 정부로부터 제공되는 면허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제한된 수의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플랫폼사업자는 차량 1대당 40만원 수준의 기여금을 납부해야 하고 증차를 하고 싶어도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한다. 사업을 확대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자금력에서 대기업을 따라갈 수 없는 스타트업이 성장하기도 전에 좌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타다금지법 통과에 찬성하는 한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여객법 개정안은 모빌리티 사업자가 택시면허를 취득해 사업을 하라는 것”이라며 “택시면허를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라는 것이지 혁신 자체를 막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모빌리티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택시 면허 총량제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개정안은 적법한 타다 만들 것”

국회는 그간 타다금지법을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일각에서는 사법부에서 타다에 무죄를 선고한 만큼 국회가 법을 고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될 것이고 국회 통과가 불발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법사위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했지만 나머지 의원이 타다금지법에 동의하면서 수정안을 포함한 개정안 원안이 가결됐다. 이철희 의원은 “타다로 인해 택시업계가 입는 손해가 무엇인지 검증된 적이 없다”며 “국토부가 타협을 중재하고 4·15 총선 이후 임시국회에서 타협해 처리하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채이배 의원은 “법원의 1심 판결 이후 여객운수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국토부가 수정안을 만들어 여당과 합의한 것으로 안다”며 “이 부분은 법사위의 수정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국토위로 다시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법안심사2소위나 국토위로 돌아가면 20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없게 된다”며 “법사위가 이를 계속 붙들고 있을 이유는 없다. 이 법안을 20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상규 법사위원장도 “개정안은 타다를 비롯한 모빌리티 사업자들이 제도권안으로 들어와 적법하게 사업할 수 있는 열어준다”며 여객법 개정안에 찬성입장을 밝히며 1년 넘게 끌어온 타다 논란을 매조지었다.

결국 멈춰서게 된 타다를 뒤로 하고 국토부는 모빌리티업계와 플랫폼운송사업 등 개정안에 따른 규제 세부사항을 정할 예정이다. 여기서 플랫폼운송사업자의 정확한 기여금과 운행 허가대수 등을 논의할 심의위원회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다만 택시 면허 총량제를 둘러싼 국토부와 모빌리티업계의 온도차가 큰 만큼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5호(2020년 3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