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미성년자 등 여성을 상대로 성착취 범죄를 저질러온 조주빈(25)의 모습이 25일 드러났다.

이날서울 종로경찰서가 마련한 포토라인에 선 조주빈은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질문에 의외의 인물들을 거론해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손석희 사장, 윤장현 시장, 김웅 기자. 조주빈은 이들과 어떤 관계였을지 추측이 난무했다. 

조주빈이 '손석희', '윤장현','김웅'을 언급한 이유


성착취 영상물 공유방인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은 이날 취재진에게 얼굴을 공개했다. 성폭력범으로는 처음이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그는 마스크, 모자를 쓰지 않은 채 등장했다.


조주빈은 이날 오전 8시쯤 검찰에 송치되기 전 서울 종로경찰서 1층 로비에 마련된 포토라인에서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질문에 "손석희 사장, 윤장현 사장, 김웅 기자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후 조주빈이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 프리랜서 기자 김웅 등 특정 인물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서 의문이 쏠렸다. 경찰에서는 이들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 '모르겠다'는 입장을 전할 뿐이었다.


과거 조주빈은 성착취물 제작·유포 혐의 외에도 지난해 12월 개인방송을 하는 기자에게 접근해 정치인 정보가 담긴 USB를 넘기겠다며 150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윤 전 시장과 김 기자가 얽혀 있다면 이날 조주빈의 발언은 납득이 간다. 조주빈이 윤 전 시장의 정보를 빌미로 김 기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서울경찰청과 윤장현 전 시장의 측근은 25일 "윤 전 시장이 조주빈 등이 제작한 동영상을 시청한 것은 아니며 다른 사기 행각에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전 시장의 측근은 "당시 모 인사가 텔레그램을 통해 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시장에게 먼저 접근 했었다"며 "'손석희 사장과 친하다'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도와 주겠다'고 제안 했었다"고 이야기했다.

손석희, 조주빈에 '협박' 당했다… "가족위협"


다만 손석희 사장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혹이 남았다. 손 사장과 김 기자가 지난해 1월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 외에는 공통 분모가 약하기 때문이다. 당시 김 기자는 손 사장이 마포구 한 술집에서 자신을 폭행했다며 고소했고, 손 사장은 공갈미수·협박으로 응수했다. 이에 손석희 사장 측은 직접 나서 그 이유를 밝혔다.


JTBC는 25일 오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조씨는 손 사장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접근했다"며 "''손 사장과 분쟁 중인 K씨가 손 사장 및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행동책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 또 자신이 직접 K씨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문자에는' K씨가 손석희 사장이나 가족을 해치기 위해 자신에게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손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다고 JTBC 측은 덧붙였다.

아울러 "손 사장은 아무리 K씨와 분쟁 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말했다. 이에 조씨는 금품을 요구했고, 증거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손 사장이 이에 응한 사실이 있다"며 "하지만 조씨는 결국 요구한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한 후 검거됐다.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