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아파트 1490가구를 허물고 그 자리에 지하 3층~지상 35층, 17동, 2091가구의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새로 짓는 공사다. 총 공사비는 8087억원으로 올해 재건축사업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강남이라는 입지와 한강변 대단지로 수익성이 높은 단지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시공능력평가(2019년 기준) 1위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공사비 8000억원 이상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3주거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수주에 나선 당시부터 업계를 긴장시켰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절차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며 삼성물산은 5년째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 수주를 중단했다. 일각에선 자사 주식의 가치를 낮추려고 고의로 주택사업 매출을 하락시켰는지 논란이 됐다.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아예 철수한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런 전망이 무색하게 삼성물산은 정비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등 수주를 독식하고 있다. 앞으로 강남 재건축 정비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브랜드 파워?

1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은 지난 5월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투표에 참석한 조합원 1316명(사전 투표 포함) 가운데 절반 이상인 686명(52%)이 삼성물산을 선택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아파트 1490가구를 허물고 그 자리에 지하 3층~지상 35층, 17동, 2091가구의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새로 짓는 공사다. 총 공사비는 8087억원으로 올해 재건축사업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강남이라는 입지와 한강변 대단지로 수익성이 높은 단지다.

경쟁사였던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에 사활을 걸었다. 조합에 홍보하는 과정에서 과열된 경쟁은 물론 잇단 고소·고발이 이뤄졌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5위로 삼성물산 대비 업계 순위가 낮지만 아파트브랜드 '푸르지오'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이번 수주전에서 조합에 삼성물산에 버금가는 각종 혜택을 제안했음에도 결국 패하고 말았다.


삼성물산이 조합원의 선택을 받은 가장 큰 비결은 빠른 사업 속도로 꼽힌다. 시공사 선정 후 착공까지 12개월 안에 절차를 끝내고 공사기간도 34개월로 단축해 사업비를 줄이겠다는 제안이다. '100% 준공 후 분양'도 제안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 시점이 늦어질수록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토지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합원 부담이 줄어든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아파트 선분양은 반드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 고분양가 관리기준에 따른 분양가 통제를 받는다. 다만 골조공사가 완료된 경우 HUG의 분양보증 없이 입주자 모집이 가능해 사실상 후분양이 된다. 대규모 사업비를 분양대금 대신 시공사 자금으로 운영해야 하는 만큼 대기업이 아니면 시공이 힘들다.
신반포15차. /사진=머니투데이

앞으로 정비사업에 미칠 영향은?

삼성물산은 2015년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의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5년 동안 정비사업을 수주하지 않았다. 하지만 5년 만에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등 재건축사업 수주에 잇달아 성공했다. 지난달 23일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수주 경쟁에서도 대림산업과 호반건설을 이긴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앞으로 투자 여건이 좋은 정비사업을 적극 수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올 하반기 예정된 가운데 정비사업 수익성이 하락, 이번 삼성물산의 후분양은 앞으로 정비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후분양은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건설업체만 가능한 데다 공사기간 동안 분양가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서울 강남이나 용산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이 아니면 사업성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후분양 제안이 사업 수주를 위한 전략이지만 앞으로 강남권에 치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 입지나 규모에 따라 선별 도입이 예상되지만 전면 도입은 현실적으로 사업성이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