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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던 기록들… 흔들리는 상승세
쿠팡은 2010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회사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한국판 아마존’ 등극을 꿈꾸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쿠팡은 아마존과 같이 직매입 방식을 도입하고 주문 후 다음날 배송해 주는 ‘로켓배송’을 앞세워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은 대형마트를 뛰어넘었다.곳간도 두둑해졌다. 실제 쿠팡의 2019년 매출은 7조1531억원. 전년 대비 64.2% 신장했다. 4년 전인 2015년(1조1337억원)보다 6.3배에 달하는 규모다. 적자 폭도 개선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전년보다 36% 줄어든 7205억원이다.
1분기 전망은 더 밝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이어지면서 지난 1월 말부터는 하루 주문량이 330만건에 육박했다. 쿠팡의 1분기 매출은 5조원에 육박한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20조원 달성은 거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19년 쿠팡 전체 결제액은 17조원으로 추정된다.
딱 거기까지였다. 지난달 23일 부천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쿠팡의 상승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쿠팡이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에도 이틀간 센터를 계속 운영했다는 점. 직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안내문을 공지한 것도 닷새가 지난 후였다. 늑장공지도 문제지만 부실한 초기대응에 대한 사과는커녕 “방역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책임회피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초기대응이 너무 잘못됐다”며 “확진자가 발생되면 확인되는 즉시 완전 폐쇄에 들어가고 방역에 들어가야 했는데 이를 방관하고 넘어가면서 더 큰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역시 쿠팡이 기업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송동현 밍글스푼 경영마케팅 대표는 “쿠팡의 안내 메시지에는 위기관리적 측면에서 볼 때 독특한 점이 두 가지 있다”며 “이 메시지엔 상황에 대해 쿠팡이 어떻게 인지를 했고 안전 관리를 위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물류센터 구성원의 안전을 앞으로 어떻게 보장할지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니라 ‘고객들의 상품이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이걸 보면서 쿠팡이 ‘직원과 조직원의 안전’과 ‘상품 판매’ 중 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기업인지 생각하게 된다”며 “상품을 문제없이 판매하는 데 더 신경쓰는 기업처럼 보이게 하는 메시지”라고 꼬집었다.
일본 자본의 ‘미국회사’… 주요 임원도 미국인
일각에선 쿠팡의 이런 대응에 대해 쿠팡 특유의 조직문화를 꼽는다. 쿠팡이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법인인 쿠팡엘엘씨(Coupang, LLC)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회사라는 것이다.
전자상거래업체 한 관계자는 “사과에 인색한 미국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책임지는 것에 대한 신중함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쿠팡이 경쟁사들은 공개하는 일반적인 데이터 요청에도 인색한 것 역시 김 대표의 미국 마인드가 녹아들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나스닥 상장 제동… 불매운동 조짐도?
쿠팡을 더욱 긴장하게 만드는 건 ‘나스닥 상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쿠팡은 창업 이후 줄곧 한국이 아닌 미국 상장을 목표로 해왔다. 시점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이 2021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고 이를 위한 세금구조 개편 등 작업에 착수했다”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지난해 적자 폭을 줄이면서 ‘한국판 아마존’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쿠팡발 집단감염 사태는 까다로운 나스닥 상장 조건을 맞추기 위해 리스크를 관리해 온 쿠팡에 적잖은 악재다. 나아가 투자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쿠팡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고객이 얼마나 이탈할지도 관건이다.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이 택배 박스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일관되게 안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쿠팡의 초기대응 부실로 인한 확산 책임론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 불매운동’까지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방역 당국과 협의해 가장 강력한 방역 조치를 계속해서 실행하고 있다”며 “고객과 직원의 안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8호(2020년 6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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