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 사건으로 기소된 가수 조영남씨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예술품 거래에 법적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사진=임한별 기자
그림 대작 사건으로 기소된 가수 조영남씨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예술품 거래에 법적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씨와 조씨 소속사 사장 장모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영남은 지난 2016년 평소 알고 지내던 화가 송모씨에게 작품 1점당 10만원을 주고 화투를 소재로 한 자신의 기존 작품을 회화로 그려오게 하거나 추상적인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에 대해 사기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대법원은 "미술작품의 거래에서 기망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미술작품에 위작 여부나 저작권에 관한 다툼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미술작품의 가치 평가 등은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법자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대작 작가를 쓴 조씨 행위가 잘못인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면 작품 구매자들의 구매 당시 인식과 의사를 최우선으로 따져야 한다고 봤다. 그리고 구매 당시 문제의 작품들이 조씨의 작품으로 예술계에서 인정받았던 것은 사실로 보이므로 '구매자들이 사기당했다'는 결론을 낼 수는 없다고 한 것이다.


대법원은 "구매자들은 이 사건 미술작품이 '조영남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유통되는 상황에서 이를 구입한 것이었다"며 "구매자들이 작품을 조씨의 친작(직접 그린 그림)으로 착오한 상태에서 구매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작 작가를 썼다는 사실을 구매자들에게 미리 알렸어야 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미술작품의 거래에서 그 작품이 친작인지 여부가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