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 세금 74% 내는데 더 내라고?…"중상위 세부담 늘려야"
납세자 10명 중 4명 면세자…1억 이상 고소득 면세자도 1300명 달해
전문가 "상위 0.6%에 9000억 걷어서 재분배 안돼…중상위층 세금 더 걷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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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서영빈 기자 = 정부가 소득세 최고세율을 45%로 인상하는 내용의 '핀셋 증세'에 나선 데 대해 고소득층의 과도한 세부담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결정세액 없는 납세자)가 납세자의 40%를 차지하는 가운데 전체 근로소득세의 70% 이상을 납부하는 고소득층의 세부담만 더 늘린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면세자를 줄여 보편적 증세를 실시하는 한편 고소득층 뿐 아니라 납세여력이 충분한 중상위층도 세부담을 확대해야 소득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22일)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초고소득자에 대해 45%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현재 소득세 최고세율은 과표 5억원 초과 구간에 42%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과표 구간을 신설하고 최고세율을 인상한 데 대해 경기침체 시기에 그나마 납세여력이 있는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증세를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조세저항을 우려해 보편적 증세보다 손쉬운 부자 증세 카드를 꺼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2018년 귀속 결정세액이 없는 면세자는 722만명으로 전체 근로소득세 신고자 1858만명 중 39%를 차지했다. 납세자 10명 중 4명은 면세자인 것이다. 이중 1억원 이상 고소득 면세자도 1301명에 달한다.
2013년 32.4%였던 면세자 비중은 2014년 세액공제 전환 이후 48.1%까지 치솟은 뒤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시민단체 등에서는 전 국민이 최소 1만원의 세금이라도 납부하는 보편적 증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납세자연맹은 "현재 소득세제의 문제점은 면세자 비율이 높고 전체 소득세 세수에서 고소득자가 내는 세금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라며 "복지재원 마련과 국가부채 감소를 위해서 증세가 필요하다면 보편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고소득층 뿐 아니라 중상위층으로 세원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국세통계에 따르면 총급여 상위 10%의 결정세액은 28조2000억원으로 전체 결정세액 38조3000억원의 73.7%를 차지한다. 10명의 납세자 중 고소득자 1명이 세금의 70% 이상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상위 20%까지 포함하면 고소득의 세부담은 88.4%에 달한다.
반면 소득 상위 30%는 결정세액 비중이 6.5%에 불과하다. 상위 40% 역시 2.9%로 고소득측에 비해 세부담 비중이 낮은 편이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소득세의 재분배효과가 굉장히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수 비중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며 "이는 상위 20%의 세부담 수준은 선진국과 비슷하지만 그 밑에 중상위 계층의 세부담이 굉장히 낮은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이어 "(정부는)부자증세하면 재분배효과가 커진다고 하는 데 사실 (과표)10억원 이상 소득되는 사람이 얼마 안된다. 얼마 안되는 사람한테 더 걷는다고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세금을 낼 수 있는 중상위층이 세금을 더 내면 재분배 효과가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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